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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모임통장 고금리 '승부수'…카뱅에 '도전장'


입력 2023.02.01 13:39 수정 2023.02.01 14:00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공동모임장·캐시백으로 차별화

적자 지속에 실적 악화 우려도

홍민택 대표 "규모의 경제 필요"

이지홍(왼쪽부터) 토스뱅크 커뮤니케이션팀 리더와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김서연 모임통장 프로덕트 오너(PO), 심종경 모임카드 PO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에서 모임통장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토스뱅크

토스뱅크가 연 2%가 넘는 이자를 주는 모임통장으로 카카오뱅크에 도전장을 던졌다. 동호회 등 모임 회비를 관리하기 위한 모임통장은 이미 카카오뱅크가 13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데, 후발주자 격인 토스뱅크가 고금리 이자와 캐시백 등 혜택으로 정면승부에 나선 것이다.


다만 토스뱅크가 아직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자칫 과도한 이자비용이 실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는 계좌의 특성 상 제기될 수 있는 금융사고 안정성 등은 앞으로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1일 모임원 누구나 출금과 카드 발급, 결제까지 가능한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모임통장은 동아리, 동호회 등 각종 모임 내 비용 관리를 위해 개설할 수 있는 통장으로 가입한 모임원들이 회비 사용내역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부부 등 가족 간 생활비 통장으로도 사용된다.


모임통장은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앞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은행권 최초로 모임통장을 내놨다. 카카오톡 메신저와 연계해 초대·가입이 가능한 편의성 덕에 빠르게 영역을 넓혀 왔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이용할 만큼 대중화됐다. 이용자 수는 2019년 말 499만명 ▲2020년 말 769만명 ▲2021년 말 996만명 ▲2022년 말 1356만명이며, 가입 계좌 수는 ▲2019년 말 137만좌 ▲2020년 말 220만좌 ▲2021년 말 299만좌 ▲2022년 말 406만좌로 꾸준히 늘고 있다.


1일 출시된 토스뱅크 모임통장 소개 이미지. ⓒ토스뱅크

토스뱅크가 내세운 모임통장의 가장 큰 차별점은 금리다. 하루만 맡겨도 연 2.3%(세전)의 이자를 준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이 일반 보통예금과 같이 0.1% 이자를 주는 것을 고려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여타 파킹통장과 달리 별도의 공간으로 자금을 이동해 출금, 결제가 안 되도록 묶어 놓을 필요 없이 편리하게 고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특징은 여러명이 함께 모임장이 될 수 있는 방식이다. 시중에 나온 기존 모임통장은 계좌에 가입한 예금주 1명만 출금, 이체, 송금, 카드발급이 가능했다. 토스뱅크 모임통장은 통장 최초 개설자인 모임장을 비롯해 모임원들도 공동모임장이 돼서 본인 명의의 카드 발급과 결제, 출금을 할 수 있다. 예금주가 혼자 모임장·총무 역할을 떠안지 않아도 되고, 모임원 모두가 직접 자금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최초 모임장의 동의를 받고 실명확인 절차를 완료한 모임원만 공동모임장이 될 수 있다. 공동모임장을 추가하고 싶을 때는 모임장과 기존 지정된 공동모임장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여러명이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또 일반 체크카드처럼 제공되는 캐시백 혜택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회식, 놀이, 장보기 등 영역에서 1만원 이상 결제 시 건당 500원, 1만원 미만 결제 시에는 건당 100원의 캐시백 혜택이 적용된다. 캐시백 혜택은 시즌별로 달라질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토스뱅크가 이 같은 고금리 승부수를 띄운 게 실적 악화로 돌아오는 자충수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1719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고금리 수신상품에 비용을 투입하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얘기다.


또 이번 모임통장에 적용된 공동모임장 시스템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다. 기존 은행권이 고수했던 '1계좌 1명 실명 카드'를 벗어나 한 개의 통장으로도 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넣고 빼는 구조는 횡령 등 금융사고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이에 대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6월에 말했듯 예대사업 이익률이 충분히 적자를 벗어난 상태"라며 "이 관점에서 연 2.3% 이자는 성장이 나빠지는 선택이라기 보다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전략적 선택이고, 최근 고금리 시대에서 은행이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금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규모의 경제는 생산을 늘리면서 비용이 낮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홍 대표는 공동모임장 시스템의 안전성 우려에 대해서도 "모든 모임원의 동의를 받아야 모임장이 될 수 있다는 점, 실시간으로 자금 사용처를 알 수 있다는 점, 송금과 결제한도를 보수적으로 설정했다는 점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필요시 더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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