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성적표 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성과급도 '최고 수준'…수 천만원 달하는 보너스 챙겨
지난해 4분기 흑자 목표 내건 SK온, 적자 탈출 실패
지난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업체들도 상당한 수혜를 입었다. 다만 연간 성적표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면서 배터리 3사간 희비가 교차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과 달리 SK온은 연간 적자가 확실시돼 나홀로 웃지 못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평균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처음 가입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평균 성과급을 기본급의 870%로 확정했다. 지난해 성과급에 2배 달하는 수준으로, 지난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450%였다. 성과급은 오는 3일 지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률에 따라 책정된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 매출액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43.4%, 57.9% 상승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성과급에는 회사가 연초 목표 매출과 영업이익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가 지표로 들어간다”며 “지난해 매출 목표를 두 번이나 상향할 정도로 상황이 좋아 이 같은 규모의 성과급이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성과급도 3년 전부터 매년 올라가고 있다. '에너지 및 기타'와 IT 소재를 만드는 '전자재료' 두 부문으로 나뉘는데, 에너지 및 기타 사업부 직원들이 연봉의 28~30%를, 전자재료 사업부가 연봉의 37~39%를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받았다.
OPI는 연간으로 지급되는 보너스다. 매년 초 세운 계획 대비 초과 성과를 거둘 경우 각 구성원 개인 연봉의 50%를 최대 한도로, 이듬해 초에 지급된다.
지난해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2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1조8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4% 상승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8.5% 증가한 20조1241억원이다.
삼성SDI의 한 직원은 “기분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사기가 충전됐다”며 “배터리 사업 자체가 엄청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기에 더욱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과 달리 SK온은 지난해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4분기에 2000억원 내외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SK온은 지난해 1~3분기에도 각각 2734억원, 3267억원, 13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온은 당초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올해 1분기 가동 예정이었던 미국 조지아 2공장을 앞당겨 상업 가동해 감가상각비가 발생했고, 미국과 헝가리 등 이제 막 가동을 시작한 해외 공장들은 수율 정상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감가상각비, 조기가동 불량품 등으로 영업손익에는 단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수율 개선 속도에 따라 흑자 전환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급 규모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실적 발표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SK온의 성과급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성과급과 연동됐으나, 올해는 별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1100%를 지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7일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SK온 관계자는 “컨퍼런스콜 일정에 임박해 지난해 결산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실적발표 전까지는 성과급 규모를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