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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제도 개선 '본말전도'…억울한 대한항공


입력 2023.02.17 14:23 수정 2023.02.17 14:29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마일리지 논란 '가열'…제도 왜 바꾸나

80% 중·단거리 고객에겐 유리…장거리노선 공제폭도 외국에 비해 커

장거리 노선에 고객 불만 집중…항공업 체질 바꿀 기회 삼아야

ⓒ대한항공

오는 4월로 예정된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도 개편이 도마위에 올랐다.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이 기존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총 10단계로 변경되면서, 장거리 노선의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한 마일리지 공제 폭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마일리지란 항공사들이 고객을 붙들어두는 수단으로 항공권 구입액 일부를 적립해주는 것을 말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마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원 장관은 16일 페이스북에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부풀었던 대한항공의 속앓이도 깊어진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아직도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그런데 지난해 경영실적으로 제도 변경의 합리성을 깎아내리는 것은 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80% 중·단거리 고객에겐 유리…장거리노선 공제폭도 외국에 비해 커


항공업계는 이번 마일리지 제도 개편이 다수의 승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승객이 단거리 이용 승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일리지 적립률이나, 운임의 20%까지 마일리지를 항공권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복합결제도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이득을 보는 소비자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고객들의 불만이 집중되는 부분은 장거리 노선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중·단거리 노선으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현재 3만마일 이하의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은 전체 스카이패스 회원의 90%에 달한다. 즉, 공제폭이 줄어들거나 합리화된 중·단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다수의 승객들에겐 훨씬 유리하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 중 국내선 이용 고객의 비중은 50%에 가깝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국제선 중·단거리 고객까지 포함하면 76%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일반석 장거리 항공권 구매가 가능한 7만마일 보유 고객은 4%에 불과하다.


장거리노선 보너스항공권의 공제 마일리지도 해외 항공사와 비교해 볼 경우,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예컨대 8구간에 해당하는 인천~L.A. 노선의 일반석 왕복이 현행 7만마일에서 8만마일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델타항공(인천~시애틀) 13만~15만마일, 유나이티드항공(인천~샌프란시스코) 13.7만~16만마일, 에어프랑스(인천~파리) 14~30만 마일에 비하면 공제량이 적다.


9구간에 해당하는 인천~뉴욕 노선 역시 동일한 노선의 외국 항공사 마일리지와 비교하면 적게는 2만마일에서 많게는 15만마일 차이가 난다.


마일리지 적립률 조정도 다소 유리한 편이다. 특히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의 경우 그대로 가져가거나 상향 조정했다. 일등석은 예약 클래스에 따라 200%, 165% 적용되는 P와F 등급의 적립률을 각각 300%, 250%로 높인다. 또한 프레스티지 클래스 중 J등급의 135% 적립률은 200%로 올렸으며, C·D·I·R 4개 예약 등급의 125% 적립률은 C 등급은 175%, D 등급은 150%로 높였다. I·R은 125%를 유지한다.


다만 일반석의 경우 13개 예약 등급 7개의 마일리지 적립률을 낮췄다. 하지만 해외 주요 항공사들이 적립률 100%에 해당하는 예약 클래스들을 적게는 1개, 많게는 4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대한항공의 경우 적립률 변경 후에도 일반석의 적립률 100% 예약 클래스는 7개다.


글로벌 항공사 구간별 왕복 공제 마일리지 (대한항공 8구간 기준)ⓒ대한항공
항공업 체질 바꿀 기회 삼아야…마일리지 항공편 운항 등도 검토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를 사용해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려해도 예약이 어렵다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도 강구 중이다. 성수기를 포함해 인기있는 장거리 노선을 위주로 보너스 좌석을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추가 항공편도 계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고객들이 원하는 시점, 원하는 노선에 보다 용이하게 보너스 항공권을 예약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 좌석 비중을 넓혀나가는 기조도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유수 항공사들의 경우 대부분 마일리지 유효기간도 1~2년에 불과하고 마일리지 제도도 수시로 개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10년의 유효기간과 합리적인 공제폭을 가진 국내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는 고객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며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측면이 훨씬 크다는 점은 간과하고 일부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해서 비난하고 압박하는 것은 건전한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측면에서 지양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의 적립률 일부 하향 조정은 2002년 이후 22년, 일반석 공제 마일리지의 부분적 인상은 20년만에 이뤄진 조치다. 대한항공은 장기간 동안의 마일리지 적립 환경 변화, 해외 항공사 트렌드 변화 등을 반영해 현실화 시킬 수 밖에 없었다고 제도 변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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