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경선 앙금은 내가 제일이나,
지금은 모두 친윤이 돼야 할 시점"
"내가 의원하면서 대야 전선 나섰
다면 이재명 견디기 어려웠을 것"
홍준표 대구시장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연일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홍 시장을 소환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이재명 뇌물사건에 나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날선 경고를 내놓은데 이어, 비윤과 친윤과의 갈등에 대해선 "현 정부를 흔들리 말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23일 KBS 라디오에서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친윤(親尹)-비윤(非尹)계가 대립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힘들게 정권 창출을 했는데 그거를 지금 앙금을 갖고 지금 정착하지도 못하는 현 정부를 흔들어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윤 대통령과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홍 시장은 당시 41.50%의 득표율을 얻으며 47.85%의 윤 후보에게 패배했다. 당시 경선 과정에서는 서로의 '실언 목록'을 공개하는 등 네거티브도 벌어졌다.
홍 시장은 "만약 친윤, 비윤으로 따져가지고 앙금이 있다면 내가 제일 있어야 한다. 가장 격렬하게 붙었고 또 국민 여론에서는 내가 10% 이상 이겼다"며 "그래도 나는 그런 생각이 없다. 친윤, 비윤이 섞여서 서로 비방하고 그게 국민들이, 특히 우리 당 지지 계층들이 바라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지금은 모두 친윤이 돼야 할 그런 시점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정권은 원래 여의도에 기반이 없다. 여의도에 기반이 없는 정권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여의도에 정권적 기반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시장의 날선 비판은 민주당을 향하기도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를 조사해서 감옥에 넣을 수 있었다면 문재인 정권 1년간 뒷조사할 때 나는 벌써 감옥에 갔을 것이다. 당시는 대법원장도 잡아넣을 때였다"라며 "더 이상 나를 이재명 대표 사건에 끌어들이지 말고 사법적 공방에만 집중하라"고 적었다.
홍 시장이 이 같은 반응을 내놓은 건 앞서 김성주 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는 성남FC와 유사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경남FC 후원금 모집 과정에 주목한다"며 "후원금을 받을 때마다 사진을 찍고 언론에 대대적 보도도 나갔으니 홍 지사는 검찰 기준대로라면 정치적 이득도 얻었을 것이다. 이재명을 기소했다면 홍 전 지사도 똑같은 혐의로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홍 시장은 "모금을 하는데 있어 범죄적 방법을 사용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단순모금인지 뇌물인지가 나온다. 그런데 성남FC 사건은 문재인 정권 때 시작한 사건 아니냐"라며 "누차 말하지만 그게 검사출신과 변호사 출신의 차이점이다. 계속 엉뚱한 짓 하면 사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홍 시장은 "내가 우리 당 당무에는 당고문 자격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지만, 이재명 사건을 비판 안 하는 이유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 도움도 받아야 하는 대구시장이기 때문"이라며 "내가 국회의원을 계속하면서 대야 전선에 나섰으면 이재명 대표는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행으로 알고 자중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