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C 참여도 높으면 수출 확대
외부충격 발생시 수출 증대 효과 미미
한국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성장한 만큼,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에 양면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GVC 참여도가 높으면 수출이 확대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부정적 영향도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수출을 다변화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GVC 참여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는 산업별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GVC 확대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지난 2007~2021년 한국·중국·일본·미국 등 4개국의 ▲GVC 참여도 지수 ▲GVC 생산길이 ▲수출다각화 지수 등의 지표를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를 분석했다.
2010년대 들어 GVC 성장이 정체됐으며, 후반대에는 보호무역주의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해 GVC가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우선 주요국의 GVC 참여도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09년), 미·중 무역분쟁(2018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하락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GVC 참여도 지수는 총수출 중 국경을 두 번 이상 지나는 수출 비율을 뜻한다.
지난 2016~2019년 한국의 GVC 생산길이도 대부분의 산업에서 감소했다. GVC 생산길이는 GVC 상의 생산 시작과 최종소비 사이의 생산단계 수를 의미한다. 다만 2019~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변화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충격이 발생한 이후 수출은 이전보다 다각화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수출다각화 지수는 사드배치 이슈(2017년)와 미·중 무역분쟁(2018년)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대상국이 다변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GVC 참여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는 산업별로 다르지만, 사업서비스업, 고기술 제조업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를 전반과 후반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전반에 비해 후반에 수출 증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제조업 허브 폐쇄(고기술 제조업)·물류차질(사업서비스업) 등에 기인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박동현 한은 조사국 모형전망팀 과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는 GVC 확대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가운데, GVC 후방연계가 높을수록 수출이 오히려 감소했다"며 "우리나라의 수출을 위해 외국으로부터 중간재를 많이 수입할수록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해외 투입요소에 더 많이 의존하는 수출(GVC 후방연계)이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라며 "GVC의 재편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별, 품목별 수출을 다변화하는 한편, 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