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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號 우리금융 쇄신 '칼바람'…'숙원' 증권사 인수 '시동'


입력 2023.03.08 10:01 수정 2023.03.08 11:2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예상 뛰어 넘은 사장단 인선

행장 등 CEO 대폭 '물갈이'

非은행 계열사 확충 본격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뉴시스

임종룡 신임 회장 내정자의 공식 등판을 앞둔 우리금융에 인사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임기 가 끝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자리를 떠나게 됐고, 그룹 내 핵심인 우리은행장을 맡고 있던 이원덕 행장까지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되는 등 사장단 인선 폭이 예상을 넘어선 모습이다.


임 내정자의 조직 개편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 우리금융은 숙원 사업인 증권사 인수 등에 나서며 경영 쇄신에 본격 시동을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임 내정자의 취임에 앞서 단행된 인사에서 재임 2년이 넘은 임기 만료 자회사 CEO를 일제히 교체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의 CEO만 임기 만료에도 불구하고 교체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번 우리금융 인사에서 보다 관심을 끈 건 우리은행장의 용퇴였다. 이 행장은 자추위 직전 임 내정자에게 사의를 전했다. 이에 임 내정자는 자추위 소속 사외이사들에게 이 행장의 사의 표명 사실을 통보했다.


우리은행장의 교체는 당초 시장의 예상을 넘어선 행보란 평이다. 그룹 회장이 바뀐다고는 하지만, 이 행장이 CEO로서 우리은행을 이끈 지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행장의 공식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아직 10개월 가량이 남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행장의 유임설과 우리금융 부회장 승진설 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니게 됐다. 우리금융은 기존에 두 자리였던 지주 내 사장직도 없애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예측보다 과감한 우리금융의 사장단 인선 배경에는 이번 달 말 공식 취임하는 임 내정자의 의중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자로 확정된 임 내정자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3년의 우리금융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서울 소공로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우리금융그룹

시장에서는 임 회장이 내부 조직 정비에 이어, 비(非)은행 계열사 인수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주사 간판을 내걸긴 했지만 다른 금융그룹보다 여전히 은행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탓에,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조만간 대형 금융사 인수에 뛰어들 것이란 예측이 계속돼 왔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로 재출범한 이후 자산운용과 저축은행, 캐피탈, 부동산신탁 등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해 왔지만 아직 증권사를 비롯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등 비(非)은행 핵심 계열사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우선순위로는 증권사가 꼽힌다.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려면 증권사를 통한 투자금융 부문 확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2014년 민영화 추진 당시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에 매각한 과거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임 내정자는 더욱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농협금융이 현재의 NH투자증권을 품에 안을 당시 회장이 임 내정자였기 때문이다. 이후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하면서 임 내정자의 당시 최대 성과로 남았다.


우리금융 역시 조직 개편을 통해 증권사 인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전략을 추진하고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 그리고 금융권의 핵심 아젠다로 떠오른 ESG경영 등을 통합 관리하는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록 회장 취임 전이지만 임 내정자의 의지를 담아 지난해 말 이후 미뤄 온 계열사 인사를 일괄 실시하는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조기에 경영 안정을 기하고 쇄신 분위기를 진작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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