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프리미엄 시장 격전지 된 OLED TV 시장
8일 서초R&D캠퍼스서 23년형 LG TV 신제품 발표회
"너도나도 OLED 하겠다는 추세 환영...'프리미엄 TV 리더=OLED' 공식 입증"
"10년 간의 노력 보람있어, 우리 경쟁 상대는 우리가 만드는 LG전자 TV"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느 때보다 TV 시장이 가라앉은 가운데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OLED 시장에 진출, 해당 시장이 프리미엄 TV 시장의 새 격전지로 떠올랐다. 국내 투톱 TV 제조사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특히 가장 먼저 OLED TV 시장에 진출했던 LG전자는 올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왕좌 수성'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8일 LG전자는 자사 서초 R&D캠퍼스에서 'OLED 설명회'를 열고 지난 10년 간 축적해온 혁신 기술과 더불어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서초 R&D캠퍼스는 지난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선보인 상징적인 장소다. 해당 장소에서 OLED 출시 10주년을 맞아 설명회를 연 것은 "OLED TV는 LG"라는 공식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정재철 HE연구소장 전무,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 전무,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상무, 김선형 한국HE마케팅담당 상무 등 LG 올레드 TV의 상품 기획, 연구개발, 마케팅 및 영업 판매를 맡고 있는 핵심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경쟁 업체 반가워"
OLED는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기술로 구현한 패널이다. OLED TV는 해당 패널을 장착해 만든 TV로, 뒤에서 백라이트(편광판)에서 빛을 싸주는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TV와는 반응 속도, 색 표현력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가장 먼저 OLED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완벽히 해결되지 않은 번인(잔상) 문제와 단가 등으로 인해 사실상 나홀로 해당 시장을 끌어왔다.
현재는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OLED TV 시장에 참전한 상태다. 이를 두고 LG전자는 "경쟁 업체들이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반색을 표하고 있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상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OLED에 진출한 것에 대해선 환영이다. 결국 프리미엄 시장은 OLED라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 10년 간 포기 않고 달려온 보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지난해 전체 TV 매출에서 차지하는 OLED 비중은 약 35% 정도다. 백 상무는 "올해 시장 전망 역시 좋지 않지만, 저희 사업 목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소폭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전체 TV 매출에서 차지하는 OLED 비중을 35% 상회로 잡겠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LG전자의 자신감은 진화한 기술에서 나온다. LG전자는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 기술과 휘도(밝기) 강화 알고리즘을 결합한 '메타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LG디스플레이의 3세대 OLED 패널을 장착시켜 화면 밝기를 대폭 올렸다. 현존하는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2100니트(1니트는 촛불 1개 밝기)를 구현한다. 에너지 효율 역시 20% 이상 개선됐다.
또한 OLED TV의 경우 같은 크기의 LCD TV보다 많게는 2~3배 가량이 비싸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 판매대수는 LCD를 한참 밑돌지만 단 한 대를 팔아도 수익성은 훨씬 크게 가져갈 수 있다. LG전자가 올해 전체 매출 대비 OLED 비중 확대를 자신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콘텐츠 플랫폼 역시 수익에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자체 플랫폼 webOS 23으로 수익 다각화를 꾀하는 중이다.
LG전자는 세계 최초의 55형 커브드 올레드 TV를 시작으로 패널 뒤에 얇은 강화유리 한 장만을 붙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2016년), 두께 4mm가 채 안 되는 웰페이퍼(Wallpaper) 'LG시그니처 올레드 W(2017년)'를 출시했다. 이후 세계 최초 8K 올레드 TV인 'LG시그니처 올레드 8K'(2019년), 세계 최초 롤러블(Rollable)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R'(2020년), 세계 최초 42형부터 세계 최대 97형까지 최다 올레드 TV 제품군(2022년)을 구축했다.
2013년 4000대 수준 OLED TV 출하량, 10년 새 1852배 성장
현재 OLED TV의 생태계는 지속 확장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 325만 대를 기록했다. LCD TV 출하량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2억 대를 밑돈 가운데, 글로벌 올레드 TV 출하량은 650만 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TV 시장은 침체 분위기지만 그 내에서 주도권은 점차 OLED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에는 총 21개 브랜드가 OLED TV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LG전자는 전세계 OLED TV의 60% 점유율을 자랑한다. 10년 동안 LG전자가 쌓아온 OLED 기술 노하우를 경쟁사들이 단기간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10년 간의 노력은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 4000대 수준이었던 OLED TV 출하량은 10년 새 1852배 넘게 성장했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3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LG OLED TV는 전 세계 가장 많은 곳에서 판매되며 2013년 첫 출시 이후 누적 출하량(2022년 기준)이 1500만 대를 넘어선 상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인(잔상)' 현상은 아직까지도 OLED TV의 결함으로 꼽힌다. 유기물의 특성으로 인해, 소자의 수명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밝은 면적이 일정 면적 이상을 차지하면 전체 밝기를 낮추는 방식으로 번인을 방지하고 있다. 정재철 HE연구소장 전무는 "결국은 소자 효율이 좋아야하지만, 고객들이 뉴스, 드라마 등 어떤 컨텐츠를 보는지 경험의 영역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3일부터 출시될 올해 신제품은 총 7개 시리즈 29개 모델로 구성된다. 크기는 세계 최대 크기인 97형을 비롯해 48인치까지 업계 최다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LG 시그니처 올레드 M, ▲2023년형 올레드 에보(OLED evo) 등이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10년 만의 OLED TV 시장 재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오는 9일 기존 프리미엄 LCD 라인인 네오 QLED TV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QD(퀀텀닷)-OLED를 적용한 TV를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