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1조 거센 파고…철강 고부가·조선 현지화로 돌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3.13 13:54  수정 2026.03.13 13:54

대미 흑자 품목 조준...철강·석화 ‘과잉 생산’ 지목

철강 ‘방어적 고도화’...조선 ‘마스가’ 프로젝트 가속

대미투자 실질적 ‘방패’ 될까...자본 유출·압박 과제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뉴시스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전격 착수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철강업계가 추가 제재 가능성에 긴장하는 가운데 조선업계는 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지렛대 삼아 새로운 시장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은 미국이 대체할 수 없는 기술력을, 조선업은 미국 재건의 필수 파트너십을 증명해 내는 것이 이번 통상 전쟁의 승패를 가를 열쇠가 될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2일(현지 시각) 강제 노동을 통해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차단하겠다며 한국 등 60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기전자와 자동차, 기계, 철강, 선박 등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한 품목을 중심으로 불공정 무역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 부과나 수입 제한, 원산지 검증 강화 등의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USTR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2021년 227억 달러에서 지난해 495억 달러로 급증한 점 등을 근거로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를 ‘구조적 과잉 생산’의 사례로 지목했다. 현재 자동차(15%)와 철강(50%)에 이미 높은 품목 관세가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가전과 기계 등으로 제재 범위를 넓히거나 비관세 장벽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은 “대미 수출은 고관세 부과 이후 조정을 거친 뒤 최근 일시적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 금리 인하 지연에 따라 현지 가격 조정 압력이 확대될 경우, 다시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응해 철강업계는 범용 제품 대신 기술 장벽이 높은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방어적 고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미국 내 대체가 어렵고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자동차·전기 강판, 방산·원전용 특수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해 관세 압박을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조선업계는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같은 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은 이러한 행보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이 법안은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골자로 하며 이 중 1500억 달러(약 221조원)가 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인 마스가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쇠락한 미국 조선업을 한국의 세계적인 건조 기술로 되살리겠다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다.


실제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연간 건조 능력을 20척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고, HD현대 역시 현지 조선소 인수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함정 시장 상륙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조사가 완료되는 7월 하순까지 미국 측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대규모 투자 약속이 관세 폭탄을 막아줄 실질적인 방패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부담에 대한 우려도 교차한다.


미국은 최근 발표한 해양행동계획(MAP)의 ‘브리지 전략’을 통해 동맹국 조선소 활용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 내 조선소에 대한 자본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투자가 폐쇄적인 미국 조달 시장의 빗장을 푸는 전략적 이용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 3사는 꾸준히 미국 내 조선소 투자를 포함한 현지 협력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유화적 제스쳐로서 미국 현지의 여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미국 선박의 한국 건조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