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사이비, 사회가 기른 괴물"…'나는 신이다' 조성현 PD가 울린 경종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3.03.10 12:30  수정 2023.03.10 12:31

JMS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 법원이 기각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나는 신이다'는 은 'JMS, 신의 신부들',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만민의 신이 된 남자' 등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8부작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네 명의 사람,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피해자들의 비극을 냉철하고 면밀한 시선으로 살폈다.


이 작품은 JMS가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개 후에는 넷플릭스 톱10 시리즈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조성현 PD는 "반응이 생각 이상이라 정신이 없다. 원했던 건 많은 분들이 이 사건, 종교들을 알고, 인지해서 사회적인 화두를 던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다"라고 '나는 신이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나는 신이다'는 당초 MBC 다큐멘터리로 기획됐지만 내부적인 이유로 무산됐다. 이 기획을 그대로 묻을 수 없었던 조성현 PD가 직접 넷플릭스에 제안을 해 2년이란 시간 끝에 '나는 신이다'가 탄생하게 됐다.


조성현 PD는 "가족, 친구 중에도 사이비 종교 피해자가 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제 자신의 이야기였다. 언제 한 번쯤은 다뤄야 하는 숙제 같은 존재였다"라고 사이비 종교를 주제로 다룬 이유를 밝혔다.


4개의 사이비 종교를 택한 배경에는 "사이비 종교 중에 반인권적,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심각하게 훼손된 곳이 어디인가 고민했다. 저희에게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는 분들을 택했다. 5, 6화에 나오는 아가동산 편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뤘다가 제대로 못 보여준 적 있다. 저에게는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은 종교로 골랐다"라고 전했다.


조 PD는 '나는 신이다'가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훨씬 더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었다며 "같은 주제로 'PD수첩'에서 만들었다면 8~10주 정도 걸렸을 것이다. 이번 다큐는 200분 정도 만났는데 만난 분도 훨씬 적어졌을 것"이라며 "피해자로 등장하는 메이플을 만나서 인터뷰하기까지 40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PD수첩'으로 만들었다면 이 피해자는 만나지 못했을 거다. 편성이자 제작 환경에 고려 받지 않은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라고 MBC와 넷플릭스의 제작 환경을 비교했다.


'나는 신이다'는 사이비 종교를 사회적인 문제로 다시 올려놓으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일각에서는 표현 방식의 선정성을 문제 삼았다. 조 PD는 "선정성 키워드가 계속 계속 논란인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이건 영화나 예능이 아니고, 실제로 누군가 당한 피해나 사실이다. 그 점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질문을 바꿔 이야기해 보겠다. 지금까지 많은 언론과 방송들이 이 사건을 다뤘는데 왜 종교단체는 계속해서 그런 일을 벌일까. 첫 번째 '50번 쌌다'라는 말에 대해 말이 많은데 그 사안에 대해 JMS 안에서는'‘AI로 조작한 것'이라고 한다. 또 여성들의 나체 욕조 장면에 대해 불편함을 표시하는 분들이 많다. 모자이크 된 상태로 여러 번 나갔는데 JMS 측에서는 '몸 파는 여자들이 돈을 받고 의도적으로 저 영상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방어를 할 거라 생각이 들더라. 아주 명백하게 보여주는 게 그 안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고 나온다고 믿고 싶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선정적이다'라는 것에 대해 '섹스어필'이라고 생각하신 분 있나. 너무 끔찍한 일이다. 정명석은 성정적으로 느낄지 모르겠지만 일방적인 감성을 가진 남, 여성은 참담함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 넷플릭스 쪽에서 이런 장면들을 넣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저는 제작자 입장에서 '50번 쌌다'라는 장면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걸 넷플릭스가 받아들였다. 또 하나, 메이플이라는 친구가 한국 방송에 나온 게 처음이 아니다. JTBC '뉴스룸'에 나와 인터뷰를 했다. 기억하신 분이 있냐. 얘기하신 문제의식 존중하고, 공감하는 바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겠다는 제작 의식에 이번 결정이 맞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제작 과정에서 고충은 협박과 미행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의 변심이나 안전이었다. 조성현 PD는 "PD 입장에서 미행과 협박은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 그것보다 어려운 건 인터뷰에 응하기로 한 피해자들이 갑작스럽게 당일에 사라지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이비 종교가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알고 있으니 말씀하는 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변심이 제작진 입장에서 가장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조성현 PD는 작품 공개 후 종교 단체 반발의 움직임에 대해 "모든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했다. 내부에 있는 분들이 한, 두 분이라도 봐주셨으면 했다. 제가 자주 들어가는 가나안 카페에 가면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탈퇴했다는 분들이 상당히 많더라. 내부자들 중에서도 동요하고, 반응하는 증거다. 그들이 탈퇴를 할 수 있도록 저희가 제공한 것. 개인적으로 보람 있다"라고 전했다.


정명석은 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 받고 복역,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출소 후 또 신도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된 상태다. 그는 "재판부가 선고를 4월 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사건이 병합되면 구속 기간도 늘어나니 형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많은 분들이 관심 갖는 사건이다 보니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릴 거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조성현 PD는 후속 시리즈를 기획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내며 "라디오에서 준비하고 있는 종교가 있다고 했다. 아내가 그걸 듣고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겠다고 하더라. 가족들이 힘들어하지만 한 번 다루고 싶은 이야기고, 피해자들을 만나게 됐지 않나. 플랫폼이 넷플릭스가 될 지는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 PD는 "10분의 1밖에 다루지 못했다고 한 적 있다. 나머지 사건들과 추악한 이야기를 담았으면 어떤 반응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김도형 교수가 쓴 책 '잊혀진 계절'을 보시면 다큐에 담기지 못한 이야기들이 꽤나 많이 담겨있다. 그걸 보면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거다. 선을 넘은 이야기는 뺄 수밖에 없었다"라며 "2세라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선택권 없이 특정 사이비 종교를 믿는 부모의 자식들이 겪는 피해가 크다. 그런 것에 대한 관심, 취재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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