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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면 뭐해요? 해결도 안 되는데"…학폭 참고 신고도 안 하는 고등학생들


입력 2023.04.03 02:11 수정 2023.04.03 02:11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교육부, 최근 5년간 학폭 실태조사 발표…학폭 미신고 비율 19.1%서 9.2%로 감소

"이야기 해도 소용 없을 것 같아서"…2022년 고등학생 응답자 27.1%나 답변

교육부 ⓒ연합뉴스

교육부의 학교폭력(학폭) 실태조사에서 고등학생의 경우 학폭 피해를 알려도 해결이 안 되거나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신고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초·중학생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교육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2018~2022)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학폭을 겪은 뒤 어디에도 알리지 않았다'는 응답은 2018년 19.1%에서 2022년 9.2%로 크게 떨어졌다.


응답 학생들은 피해를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스스로 해결하려고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등을 꼽았다.


이런 답변 양상은 학교급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2018년과 2020∼2022년 등 4개년 내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라는 응답 비율이 제일 높았다. 2019년 조사에서는 '스스로 해결하려고'라는 응답 비율이 25.6%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들은 5개년 모두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반면 고등학생의 경우 2018·2019년에는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각 25.3%와 30.9%로 가장 높았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가 35.2%와 29.7%로 1위였다.


미신고 이유 선택지 중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는 2020년 조사부터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로 바뀌었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응답이다.


2022년 조사에서는 고교생 역시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29.0%로 가장 높았으나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라고 답변한 학생들도 27.1%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학폭을 겪고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은 늘었지만 교사나 학부모, 다른 친구 등 누구에게도 고민을 털어놓지 못한 고교생의 경우 학폭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매우 낮은 것으로 본다.


아울러 학교폭력에 대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고 반성할 기회를 만들고 보다 내실있는 학폭 대처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운데 이번 주로 예상됐던 교육부의 학폭 근절대책 발표는 빨라도 4월 중순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달 대책을 내놓기로 했지만 지난달 31일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폭문제 청문회가 잡히면서 청문회 이후로 발표 시기를 조정했다. 그런데 정 변호사가 불출석을 통보하면서 청문회 일정은 오는 14일로 연기됐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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