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출국 앞두고 현역 10여 명 회합
"당에 회초리 드는 사람 없어 답답"
'이재명 체제' 향한 우려 에둘러 토로
6월말 귀국후 지방순회 특강 가능성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친이낙연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자신의 장인상 때 조문을 와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자리다. 이 전 대표가 상중(喪中)에 일시 귀국한 만큼, 정치 현안 논의나 정치적인 의미는 없는 자리였다고 참석자들은 선을 그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 민주당내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훈·이개호·김철민·김영배·서동용·양기대·오영환·윤영찬 등 현역 의원 10여 명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장인상 때 조문을 갔던 의원들과 단순한 (감사)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의원도 "정치적인 이야기는 없었고, 그런 이야기를 할 자리도 아니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등의 당 걱정이 특별히 언급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참석자 중 일부는 이낙연 전 대표가 "당에 회초리를 드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는 취지로 에둘러 당에 대한 걱정을 토로한 것 정도가 당내 현안에 관한 언급으로는 전부였다고 전했다.
대신 참석자들은 곧 출간될 이낙연 전 대표의 저서 문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말 출간될 예정인 이낙연 전 대표의 저서는 외교에 관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책이 출간되면 미국 워싱턴 DC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귀국하는 길에 독일에 들러 특강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친이낙연계 의원들은 귀국 이후 권역별 순회 북콘서트를 적극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장인상 빈소에 조문 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대일 외교에 대해 조언하지 않았느냐. 외교·안보 현안에 관한 이 전 대표의 책이 나오면 국민들 보시기에 시의성이 있을 것"이라며 "귀국하고나면 권역별로 돌면서 지방 특강을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친이낙연계 의원들이 전날 만찬 회동과 관련해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이유는 이낙연 전 대표가 영구 귀국한 게 아니라, 장인상을 치르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는 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중에 정치적으로 무엇인가를 도모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면 국민 보기에 좋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 전 대표는 오는 18일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6월말에 영구 귀국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중진의원은 "갑자기 (장인이) 돌아가서 슬픔에 잠겨왔는데, 슬픔에 잠겨서 온 분이 그 기회에 정치적으로 뭔가를 도모한다는 것이 말이 되겠느냐"며 "장인상이 치러질 것을 알고 (이낙연계 의원들이) 결집을 준비했다는 말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