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색 뿔테 안경에 왼팔에 걸친
코트, 빨간색 표지의 책까지 '판박이'
검찰 향해 '한 번 해보자'는 메시지?
민주당에 대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속에 귀국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항패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장관을 향해 '한 번 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적인 차림새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영길 전 대표는 24일 오후 프랑스 파리로부터 항공편으로 귀국했다. 그런데 귀국 항공편에 탑승하기 위해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에 나타난 송 전 대표의 모습이 지난달 7일 프랑스·네덜란드·독일 방문을 위해 출국하던 한 장관의 공항패션과 닮았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는 까만색 뿔테 안경에 짙은색 셔츠, 감색 코트를 왼팔에 걸치고 빨간색 표지의 책을 들었다. 이 모습은 한 장관의 출국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두 사람이 왼팔에 들고 나타난 책의 내용만은 달랐다. 한동훈 장관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책을 들고 나타났던 반면, 송영길 전 대표는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평전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원서를 들고 나타났다.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계획'을 총괄지휘한 미국의 핵물리학자였지만, 이후 완성된 원자폭탄의 파괴력에 경악해 반전반핵을 주장하며 좌경화된 인물이다. 매카시즘 광풍 와중에 '구 소련의 첩자'로 의심받기도 했지만, 68년만에 혐의를 벗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공항에 들고 나타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송 전 대표는 "요즘 핵전쟁 위험이 높아졌다"며 "핵전쟁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강의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가 '구 소련의 첩자'로 의심받았던 오펜하이머처럼 자신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억울한 의심을 받고 있을 뿐이라는 의미로 이 책을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한동훈 장관의 '빨간책 공항패션'과 비교될 것을 염두에 두고 빨간책을 들고 나타난 것이라고도 보고 있다. 한 장관과 검찰을 향해 '한 번 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정혁진 변호사는 이날 MBN '정치와이드'에 출연해 "일단 송영길 대표가 말한 것은 지금 핵이 문제가 되니까 저 책을 갖고 탔다는 것인데, 단순히 핵 문제로만 해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내가 민주당에 대한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억측까지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왜 저 책을 들고 갔을지에 대해서는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