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 관리, 비용절감, 탄소저감 등 효과
전기차 신차 외 중고차, 렌터카 등 진출분야多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제품 생산을 넘어 서비스, 재활용 등 전 생애주기에 걸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자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시장에 풀리는 배터리도 많아져 다양한 수익 창출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자체 계열사나 외부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배터리 생애 주기 서비스(BaaS)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BaaS는 'Battery as a service'의 약자로 충전, 수리, 대여, 재활용 등 배터리 전체 생애 주기를 관리하는 사업이다. 배터리 성능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전기차 수명을 늘릴 수 있고 재활용, 대여를 통해 비용절감과 탄소저감 등 다양한 이익을 노릴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전기차 신차 이외에도 향후 중고차, 렌터카 등 시장이 커질 수 있는 분야가 많아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Baa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배터리 3사 중 BaaS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SK온의 계열분리 이전인 2019년부터 BaaS 사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비스형 모빌리티를 뜻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에서 차용한 ‘BaaS'라는 용어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제시한 것도 김 부회장이다.
SK온은 배터리 렌탈·리스·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 등을 통해 배터리 공급가격을 낮추고 미래 시장 변화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배터리 관련 데이터 측정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렌터카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사용환경과 패턴 아래서의 배터리 상태 변화를 연구 중이다.
또 지난해에는 충전기 전문기업 SK시그넷과 충전기를 활용한 배터리 진단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협약으로 SK시그넷 충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면 별도 절차 없이 배터리 잔여 수명, 충전 수준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도입한다. 여기에 배터리 잔존가치 평가 등도 개발한다. 친환경 모빌리티 플랫폼 소프트베리의 전국 충전소 정보와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통해서도 배터리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수입차 공식 딜러 7개사와 '비-라이프케어(B-Lifecare)' 서비스 확대 및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비-라이프케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관리 솔루션으로 사용자들의 배터리 효율적 관리를 돕는다. 관리를 위해 개인별 운행·충전 습관 분석, 배터리 스트레스 관리 점수 등 정보를 제공한다.
이번 협약을 체결한 수입차 딜러사들은 판매차량들에 비-라이프케어 서비스와 배터리 상태를 확인·진단하는 배터리정보수집장치를 제공한다. 또 레드캡투어와도 협력해 레드캡투어가 관리하는 공공기관 대상 렌터카에 전기차 특화 관제 서비스를 탑재한다.
삼성SDI는 시장 자체는 검토중이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 다만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업체 '피앤그로우'에 전략적 투자를 한 바 있다. 피엠그로우는 이 투자로 배터리 재사용 사업, 전기차 배처리 빅데이터 사업, 해외 사업 등을 진행한다. 실제 차량 운행에 따른 충·방전 데이터를 축적해 배터리셀이나 배터리관리시스템 등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데 활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나 효율적인 배터리를 생산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도 중요하다"며 "배터리 업체들은 배터리 사용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니 앞으로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배터리 생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