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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소비위축 이어질까…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임박에 ‘침울’


입력 2023.06.20 07:09 수정 2023.06.20 17:1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오염수 해양방류 시운전 시작…사재기 현상도

자영업자, 필수 식자재 가격 급등‧매출 감소 우려

식품업계 “방사능 분석 대폭 강화, 대체제 마련”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소금 입고 지연 안내문이 걸려있다.ⓒ뉴시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식품‧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주변국의 안전성 논란과 우려에 맞서 늦어도 올 여름까지는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염수를 원전 앞 바다에 방류하는 설비의 시운전이 시작했다. 터널의 방출구는 해안에서 1㎞ 떨어진 수심 12m에 있다. 이곳을 통해 향후 30~40년 동안 핵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방류된다.


19개 태평양 도서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은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오염수가 먹거리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걱정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천일염을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우리 해역에 도달할 경우 국산 수산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 등 에서는 이달 들어 소금 매출이 최대 120% 가까이 급증하면서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제한한 곳도 나오고 있다. 일부 마트에서는 아예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소금 구매량이 늘어나다보니 소금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신안군에서는 최근 천일염 주문이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군수협직매장은 지난 8일부터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 가격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0% 인상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급기야 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전남 지역에 비가 온 날이 많아 천일염 생산량이 줄어든 게 가격 상승의 이유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외려 죽염 제조 업체 등 소금 관련 주식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아워홈 품질보증센터에서 방사능 검사하는 모습ⓒ아워홈
◇ 외식업계로 확산…코로나 포비아 가시기 전 ‘소금 포비아’


외식업계는 코로나 포비아가 채 가시기도 전에 ‘소금 포비아’가 시작됐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소금은 사용하지 않는 업장이 없는 필수 식재료기 때문에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 후폭풍이 클 수 밖에 없다. 최근 가뜩이나 물가상승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수산물 업종의 자영업자들은 매출에 큰 영향이 있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횟집이나 초밥집 같이 수산물을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가장 깊다. 100만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여부에 대해 우려하는 글이 잇따라 등장하는 상황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정치권은 난장판”이라며 “야당은 전국을 돌며 ‘핵 오염수’와 같은 자극적 발언으로 소금 포비아를 부추기고 있고, 여당은 일본에 시찰단을 보내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우리 해역은 안전하다는 점을 검증하고, 오염수 방류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도 강화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일본에 우리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고 목소리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식품업계서는 소비자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염수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국내 식품·외식 업계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수산물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이번 오염수 방류 이슈로 관련 품목의 소비심리가 다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동원은 올해 초부터 원재료와 완제품 방사능 검사 품목을 2배 늘렸다. 분기별 1회 또는 연 1회였던 검사 주기도 매월 1회 또는 분기별 1회로 강화했다. 또 공인기관인 내부 식품 안전센터 외에 외부 공인기관의 방사능 검사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대상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국산 소금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암염이나 호수염을 대체제로 사용하거나 아시아권이 아닌 유럽권 수산물을 수입해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식자재 급식업체들은 수산물 관리를 강화했다. 아워홈은 일반수산물 전 품목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지난 4월 완료했으며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가자미, 삼치, 고등어 등 냉동 어류의 경우 최소 4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비축분을 보유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될 경우 소금 가격 급등과 같이 수산물 가격 급등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이같은 상황을 대비해 비축분 확보에 나서 상당량 확보해놨지만, 소비자 불안으로 인한 수산물 가격 급등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해 안전검사 강화, 원산지 표기 등과 함께 방사능 검사 품목 확대 및 추가 실시 등 안전대책을 수립, 실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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