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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 교수 "오염수, 국제기준 희석해 방류하면 피폭 피해 걱정 없어…생물 축적? 거짓"


입력 2023.06.27 05:12 수정 2023.06.27 09:46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천일염, 수분 증발시키고 남은 것…원전 사고 직후에도 방사성 물질 오염 확인 안 돼"

"삼중수소수, 열흘이면 몸 밖으로 배출…삼중수소 때문에 암 걸린 사례? 찾기 어려워"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한 물, 결국 바다로 간다…'비통제 방류' 고집해선 안 돼"

"태평양 돌아서 오는 과정에서 방사성 오염물질 흩어질 것…'온다'는 표현, 경계해야"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이덕환 교수 제공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끼칠 영향은 적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오염수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괴담이 야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 국민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일리안 취재진은 후쿠시마 오염수 공포를 조장하는 괴담에 대한 전문가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26일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명예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돼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염수를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방류기준 이하로 희석해서 방류하면, 피폭에 의한 피해를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오염수 방출을 통해 배출되는 삼중수소가 대사작용을 거쳐 열흘 정도면 몸 밖으로 배출되기에 '생물 축적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사용하는 해저터널 공사 완료가 26일 이후로 연기됐다 ⓒ연합뉴스

다음은 데일리안과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와의 인터뷰 전문.


-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돼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 근거를 말해 달라.


"방사성 핵종에 의한 인체 피해는 피폭량에 의해 결정된다. 방사성 핵종을 충분히 제거한 후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방류기준 이하로 희석해서 방류하면 피폭에 의한 피해를 걱정할 이유가 없어진다. 방류수에 들어있는 방사성 핵종은 태평양의 빠른 해류에 의해서 흩어지기 때문이다"


- '오염수를 방류하면 방사능에 오염된 소금을 먹어야 한다'는 괴담이 떠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천일염은 바닷물의 수분을 증발시키고 남은 것이다. 후쿠시마의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오더라도 해류에 의해서 충분히 묽혀진 상태이기 때문에 천일염이 방사성 물질로 오염될 가능성은 없다. 더욱이 삼중수소가 포함된 삼중수소수는 물리적, 화학적으로 물과 완벽하게 똑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모두 증발해 버린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직후였던 2011년에도 천일염 사재기 소동이 있었지만 실제 오염이 확인된 경우는 없었다. 당시 후쿠시마 앞바다는 현재 우려 중인 상황보다 오염도가 1만5000배 이상 심각했는데도 그랬다. 천일염 품귀는 중간 도매상의 매점·매석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감시가 필요하다"


-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불신하는 의견이 있다. APLS 과정에서 '삼중수소가 완전히 걸러지지 않는다'는 이유다. 삼중수소는 인체에 무해한가.


"삼중수소는 물 분자와 똑같은 성질을 가진 '삼중수소수'로 존재하기 때문에 분리가 되지 않는다. 삼중수소수도 방사성이지만 '생물축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물과 마찬가지로 인체 대사작용을 거쳐서 열흘 정도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생물축적은 수은을 비롯한 중금속에서 걱정할 이유다. 삼중수소의 베타선이 더 위험하고, 지금까지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없었다는 지적은 신뢰할 수 없다. 삼중수소 때문에 암에 걸린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 야권에서는 오염수를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한 물도 결국은 바다로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방류 과정에서의 위해요인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통제방류'를 포기하고, 인간과 환경에 더 위험할 수 있는 '비통제 방류'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


- 일본 측은 오염수를 30여년에 걸쳐 나눠 방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 오염수가 우리나라 근해로 돌아오기까지 4~5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중수소의 양도 줄어드는 건가.


"당연히 줄어든다. 그러나 그보다는 바닷물이 태평양을 돌아서 오는 과정에서 방사성 오염물질은 모두 흩어져 버린다. '온다'는 표현을 경계해야 한다. 후쿠시마에서 페트병 1억5000만 개를 던졌는데 그중 1개의 페트병이 제주도에 도달하는 경우에도 '후쿠시마에서 버린 페트병이 제주도로 온다'고 하겠는가?"


- 중국에서 후쿠시마 연간 방류의 50배 수준을 방류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국이 오염물질의 해양 투기를 제한하는 '런던의정서'의 취지를 존중한다면 문제 삼을 수 없다. 연간 50배의 삼중수소가 서해 바다의 수산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핑계로 엉뚱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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