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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선대위원장 출신 교수 "나도 여제자 손목 잡아…중상모략"


입력 2023.07.11 14:12 수정 2023.07.11 14:15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장 선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수진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수많은 억측과 비난, 중상모략(中傷謀略)"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김 명예교수는 지난 9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박 전 시장 3주기 추도식에서 "내 마음은 그저 냉철할 뿐이다"라며 "너에 대한 이와 같은 비난이 새삼스럽지도 않으며 또 이런 일로 네가 크게 상처받지도 않는다는 것을 난 잘 안다"라는 내용의 추도사를 읽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3년 전 네가 내렸던 최후의 결단 역시 오직 너이기 때문에 내릴 수 있었던 선택과 결단이었다고 나는 믿는다"며 "결코 부끄러워서가 아닌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해 주저 없이 내린 결단이었다고, 누구보다 자신에게 추상같이 엄격하고 또 당당하려 했던 인간 박원순 평생에 걸친 삶의 자세가 고스란히 응축된 결단이었다고 나는 믿는다"고 했다.


김 명예교수는 "나 자신도 여학교 교수직을 수십 년 해오면서 무수히 많은 여제자들을 가르치고 길러냈는데 나를 스승으로서 존경하고 사랑하고 따랐던 제자들이 당연히 많았다"며 "이들과 손목도 잡고 어깨를 두들기며 격려도 하고 또 국내외에서 학위도 받고 취업도 하게 되면 얼싸안고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제 간의 정 나눔이지 여기에 무슨 도덕적 윤리적 일탈이 개입했겠나"라고 했다.


이어 "일개 교수가 그러했는데 수천수만의 지지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 온 너에게 그야말로 저열한 주홍 글씨가 제대로 씌어질 리가 없잖나"라고 덧붙였다.


김 명예교수는 "나라와 사회와 민중을 위해 고락을 함께했던 많은 선배 동지들 곁에 자리 잡았는데 네 맘에 흡족하고 또 편안하냐"면서 "나는 시정의 못난 자들, 모자란 자들, 사악한 자들이 쏟아내는 비난과 모략과 폄훼를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너를 에워싸고 계신 문익환 목사님, 백기완 선생님, 김근태 선배, 조영래 형을 비롯한 누구에게도 너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 온 이 시대의 사표요 선구자란다"라고 했다.


모란공원은 우리나라 최초 사설 공동묘지로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박종철 열사, 문익환 목사, 백기완 선생 등 민주화·노동 운동가들이 다수 안장돼 있어 '민주화의 성지'라고 불린다.


ⓒ연합뉴스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진행된 박 전 시장 3주기 추모제에는 배우자 강난희 씨 등 유족과 박 전 시장 지지자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이날 강난희 씨는 "올봄 시장님을 이곳 민주열사 묘역에 모신 후 3주기를 치르게 돼서 조금은 안도가 된다"며 "같이 비 맞으면서 (박 전 시장을) 만나는 시간이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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