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줄소환, 근시일 내에 차례로 이뤄질 것…국회 일정으로 미루거나 비공개 요청 많아 지연 여지"
"20명 돈봉투 의원들 소환조사 마치면…최후에는 정점 송영길 구속하면서 수사 방점 찍으려고 할 것"
"박용수의 유의미한 진술, 후속 절차의 속도에 영향…송영길 관여 정황 확인된 후 소환 진행될 듯"
"박용수 변호인이 송영길과 사업연수원 동기…박용수, 과연 소신껏 진술할 수 있을 지 의문"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돈을 받은 현역 의원들을 20명으로 적시하고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꽃놀이패'를 쥔 검찰 입장에서는 조만간 한 명씩 차례로 소환하면서 의원들의 명단이 하나씩 국민들에게 확인되는 과정을 지켜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최근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2021년 4월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한 이성만 의원 등 10명에게 각각 봉투 1개씩을 교부했고 다음 날 의원회관을 돌아다니며 자당 소속 의원 10명에게 각각 봉투 1개씩을 교부했다"고 적시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현재 혐의 관련해 주변 물증은 거의 확보된 상황이라 20명의 돈봉투 수수의원들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 전 대표에 대한 수사만 남았다고 봐야 한다"며 "돈봉투를 전달한 사람이 구속된 상황인 만큼 당연히 전달받은 사람에 대한 줄소환도 근시일 내에 차례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그러면서 "다만 현역의원들에 대한 소환조사 시 국회 상임위 일정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거나 비공개 조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다소 시간이 딜레이될 여지는 있다"며 "또 수수액이 큰 일부 의원들 외에는 기소 및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듯 하다"고 전했다.
조상규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현재 꽃놀이패를 쥔 검찰 입장에서는 의원들에 대해 당장 영장을 청구하거나 구속하기 보다는 조만간 한 명 한 명 차례로 소환하면서 의원들의 명단이 하나씩 국민들의 눈과 귀로 확인되는 과정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며 "소환조사를 마무리한 뒤 최후에는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구속하면서 검찰 수사의 방점을 찍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구속 수사 중인 송 전 대표의 최측근 박 전 보좌관으로부터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내느냐가 후속 절차의 속도에 영향을 줄 것이다"며 "20명 돈봉투 의원에 대한 소환은 송 전 대표의 돈봉투 관여 정황이 어느 정도 확인된 이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편, 법조계 전문가들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구속을 면한 무소속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 대해서는 "박 전 보좌관의 진술에서 윤 의원, 이 의원에 대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날 경우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박 보좌관의 변호인이 속한 법무법인 대표와 송 전 대표가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 등에 비춰보면 수사기관에서 소신껏 진술을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