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교육 망치는 주범
초등학생 활동가 이용하는 후진 정치
한동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문제로 정치권 공방이 심하더니 급기야 야당은 장외 투쟁 정치 선동으로 모자랐는지 초등학생을 이용하는 최악의 저질 정치를 보여주고 말았다.
참담한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이다.
물론 발언을 한 초등학생이 무슨 잘못이 있겠나. 민주당의 해명대로 스웨덴의 툰베리처럼 캐나다의 세번 스즈키처럼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어린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문제는 민주당의 의도에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불법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의 목적 자체가 ‘후쿠시마 핵 오염수의 문제가 무엇인지’ 논하는 자리라기보다 ‘해양 투기 저지’에 방점이 더 큰 간담회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선동정치인 것이다.
그렇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걱정되었으면 먼저 국민을 선동하며 갈라 놓을 게 아니라 여야가 함께 주장이 각기 다른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정확한 자료와 팩트를 근거로 치열한 논쟁을 한 후에 국민에게 보고하는 것이 맞다. 성숙한 정치는 그래야 마땅하다.
이미 우리는 광우병 사태나 성주 사드 사태를 통해 잘못된 정보와 선동 정치가 국민에게 어떤 피해를 줬는지 지켜봤다. 그래서 이번엔 많은 국민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양치기 소년의 거짓’ 쯤으로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초등학생 활동가의 입을 빌려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려는 시도는 후져도 너무 후졌고 급해도 너무 급했다.
어린 학생들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 대한민국을 경악하게 했던 사건은 또 있었다. 극좌성향 단체 산하의 한 매체가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검찰개혁’을 지지하고, 이를 반대하는 세력을 극단적인 가사의 노래로 조롱하는 영상이 유포됐던 일이다. 그 영상에서 어린아이들이 부른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의 가사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토실토실 토착 왜구 도와 달라 꿀꿀꿀” “적폐들이 한집에 있어 윤석열 조중동 자한당” “자한당 조중동 다 함께 잡아서 촛불 국민 힘으로 모조리 없애자” ‘아기돼지 엄마돼지’‘곰 세 마리’‘산토끼’ 등 우리가 흔히 부르는 동요를 개사한 것이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당시 어린아이들이 합창하는 이 영상을 보고 많은 사람이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 지경까지 되었나.’ 하는 탄식의 소리를 냈었다. 정치가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선전·선동의 도구로 이용하는데 어떤 국민이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나.
얼마 전 경기도 모 지역에서 킬러 문제 및 입시 문제와 관련해서 지역주민과 학부모가 함께 하는 간담회가 있었다. 간담회를 마치고 한 학부모님이 자기 아이가 한 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킬러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덮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정말 깜짝 놀랐다. ‘고등학생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도대체 누가 이런 말을 했을까’. 참 마음이 아팠다. 누가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여전히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와 한미동맹 반대를 외치는 교사가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의 교육은 수준 낮은 정치인들의 선전·선동 도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를 바로 잡는 것이 대한민국 공교육 정상화의 출발임을 명심해야 한다.
글/박소영 국가교육위원회 위원(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