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전 5이닝 2피안타 비자책 활약으로 첫 승
직구 구속은 시속 140km대에 머물렀으나 제구가 발군
토론토 류현진(36)이 부상 복귀 후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각)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이 컵스 타선을 봉쇄하는 사이, 토론토 타자들은 상대 마운드에 폭격을 가하며 대량 득점에 성공, 11-4의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부상 복귀 후 첫 경기였던 지난 2일 볼티모어전에서 5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 비록 4실점을 했으나 장기 부상 공백을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리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이 아니었다.
두 번째 등판인 클리블랜드전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투구 도중 상대 타자가 친 타구에 다리를 맞은 류현진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부상 재발을 우려한 코칭스태프의 교체 결정에 따라 5회를 채우지 못했다. 당시 류현진은 4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경기 운영을 자랑하고 있었다.
2경기 연속 비자책점 행진을 이어간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4.00에서 2.57로 크게 낮추며 후반기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결과만큼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5회까지 이르는 과정이었다.
류현진은 1회 야수 실책으로 위기에 봉착했고 스완슨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먼저 실점했다. 야수 실책에 따라 자책점으로 잡히지 않았지만 류현진 입장에서는 찝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단단했다. 특히 주 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의 위력이 대단했다. 류현진은 우타자 바깥으로 살짝 휘어져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또한 이날 직구 구속은 3회 햅을 상대로 던진 시속 91.1마일(약 146.6km)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포심 구속이 이전 등판 때와 비슷한 80마일 중후반대로 형성됐다.
100마일 투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의 직구는 평균 이하의 속도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류현진은 여전히 난공불락의 투수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구속이 전부가 아닌, 날카로운 제구가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