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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비 맞으며 진흙탕 저벅저벅 걸은 이유는


입력 2023.08.22 11:22 수정 2023.08.22 13:3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수해 책임 간부 전가…'헌신' 촉구

통일부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초래된 어려운 경제 상황

내각에 책임 전가한 측면"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간석지 건설종합기업소 안석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사진 11장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최고 존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를 맞으며 허벅지까지 차오른 진흙탕에 몸을 던졌다. 농경지 침수 현장을 직접 찾아 간부들의 '무책임성'을 지적하며 성과를 위한 정신력을 거듭 주문하기 위해서다.


지난 2021년 제8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자립경제'를 골자로 하는 '5개년 경제계획'을 수립했지만, 지난 2년간 성과가 미미하자 올해 핵심 목표로 내세운 '알곡 증산'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간석지 건설종합기업소 안석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사진 11장을 공개했다.


통신은 "평안남도 간석지 건설종합기업소에서 남포시 온천군 석치리 지역에 위치한 안석 간석지 제방에 배수 구조물 설치공사를 질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데로부터 바물의 영향으로 제방이 파괴되면서 논벼를 심은 270여 정보(약 1.98㎢)를 포함해 총 560여 정보의 간석지 구역이 침수되는 엄중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간석지 건설종합기업소 안석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사진 11장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경제 총괄' 김덕훈 총리
김 위원장 입방아 올라
"김덕훈 내각, 규율 문란"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과 주요 간부들이 허벅지 중간 정도까지 침수된 농경지를 활보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침수 농경지 한복판에서 발언하고 동행한 간부들이 받아 적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이번 현지지도에는 김 위원장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조용원 노동당 비서를 비롯해 △김재룡 당 비서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박정천 전 비서 등이 동행했다.


경제 사업을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총리는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대신, 김 위원장 입방아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며칠 전 안석 간석지 논이 침수됐다는 보고를 받고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을 현지에 파견해 직접 복구사업을 지휘하도록 했다"며 김덕훈 내각총리가 "관조적인 태도로 현장을 한두 번 돌아보고 가서는 부총리를 내보내는 것으로 그치고 현장에 나온 부총리라는 사람은 연유 공급원 노릇이나 했다"고 비판했다.


안석 간석지 논 침수와 관련해선 평안남도 간석지 건설종합기업소가 농경지 침수 예방을 위해 구조물을 날림을 설치한 것도 모자라 물이 새는 현상을 사전이 인지하고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아래 단위들의 그릇된 일본새도 문제지만 간석지 건설국이 이러한 건설을 자의대로 승인하고 망탕할 때까지 내각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행정경제 규율이 얼마나 문란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지금 내각에 사업체계가 올바로 세워져 있지 않다"며 "실속 없는 일꾼들이 등용되어 유명무실하게 틀고 앉아 산하 단위들에 대한 지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어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 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고 그 결과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간석지 건설종합기업소 안석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사진 11장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절대로 용서 못해
당적·법적으로 엄격히 처벌"


김 위원장은 이번 피해를 '인재'로 규정하며 대대적 문책 및 인사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피해가 결코 자연재해 현상으로 인한 악재가 아니라 철두철미 건달꾼들의 무책임성과 무규율에 의한 인재"라며 "당 중앙의 호소에 호흡을 맞출 줄 모르는 정치적 미숙아들, 경종을 경종으로 받아들일 줄 모르는 지적 저능아들, 인민의 생명재산안전을 외면하는 관료배들, 당과 혁명 앞에 지닌 책무에 불성실한 자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규율조사부, 국가검열위원회와 중앙검찰소가 책임 있는 기관과 당사자들을 색출해 당적, 법적으로 단단히 문책하고 엄격히 처벌할 것을 명령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간석지 건설종합기업소 안석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사진 11장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애국심과 헌신성 촉구


아울러 김 위원장은 각급 간부들의 헌신을 촉구하며 성과를 거듭 독려했다.


그는 "패배주의, 보신주의에 물젖은 일군들의 사상정신 상태부터 개변하고 모두가 하나의 규율에 복종하고 국가사업에 주인답게 떨쳐나서는 기풍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며 "각급 단위의 모든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주인다운 태도를 자각하고 자기 맡은 책무를 엄격히 수행하며 나랏일에 언제나 발 벗고 나설 줄 아는 높은 애국심과 헌신성을 발휘해 나가자"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구체적 태풍피해 상황을 언급하면서 태풍 피해를 김덕훈 내각의 무책임에 따른 인재로 규정했다"며 "핵개발로 인한 대북제재와 국경봉쇄 조치 등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인해 초래된 어려운 경제 상황 책임을 내각에 전가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김 총리 인사동향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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