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등판한 박영현 묵직한 직구 뿌리며 대만 타자들 제압
소속팀 KT서 32홀드 기록하며 리그 최고 불펜 투수로 성장
한국 야구가 다시 한 번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과시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2차전서 0-4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만(2승)에 이어 1승 1패를 기록,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표팀은 3일 최약체 태국과 최종전을 벌인다.
대만전 패배로 결승 진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류중일호다. 이번 대회 야구 종목은 각조 1~2위가 슈퍼라운드에 오르는데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진행한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따라서 대만은 1승, 한국은 1패를 안고 시작하는데 한국이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A조의 일본과 중국을 모두 제압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번 대만전 패배는 한국 야구가 아직까지도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또 다른 국제대회인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는 3회 연속 예선 탈락하며 미국 땅을 밟아보지 못했고 프리미어12, 도쿄 올림픽에서도 계속해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 수 아래라 평가된 대만전 패배는 ‘참사’나 다름없다. 야구대표팀은 대만과의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도 0-7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한국 야구의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은 있었다. 바로 KT 불펜 투수 박영현의 위력적인 직구였다.
지난달 30일 홍콩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국가대표 데뷔전(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치른 박영현은 이튿날 열린 대만전에서도 다시 등판했다.
상황은 전날과 달랐다. 대표팀이 0-2로 뒤지던 6회말 2사 2, 3루에서 류중일 감독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박영현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영현은 공 3개로 린자정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고전하던 한국 마운드에 단비를 내렸다.
지난해 KT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박영현은 프로 2년차 특급 영건이다. 이미 데뷔 때부터 묵직한 직구를 뿌리며 ‘제2의 오승환’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직구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인 고우석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음 자세 역시 나무랄 데 없다. 박영현은 대만전이 끝난 뒤 박영현은 “언제 어떤 상황에 나가든 자신있다. 태극마크를 생각하며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대만을 결승전서 다시 만나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