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골 정우영, 침착한 슈팅과 높은 결정력으로 해결사 역할 톡톡
살아나는 이강인, 부상 여파 딛고 경기력 상승..체력도 안배
한국 축구가 중국 보다 거칠었던 우즈베키스탄을 밀어내고 결승에 올랐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 오후 9시(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에서 전반 터진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멀티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우즈벡을 2-1로 눌렀다.
결승에 올라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은 오는 7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일본은 4강에서 홍콩을 4-0 대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손흥민-김민재가 뛰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한국은 결승에서 일본과 대결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득점 1위 정우영과 살아나고 있는 이강인의 존재를 생각하면 한일전 결승을 기다리는 축구팬들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진다.
우즈벡전에서도 정우영이 빛났다.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정우영은 후반 14분 송민규와 교체될 때까지 2골을 터뜨렸다.
4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세트피스 찬스에서 이강인-홍현석을 거쳐 엄원상 크로스를 받은 정우영은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전반 26분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한 뒤에도 정우영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전반 38분 왼쪽 측면에서 백승호가 머리로 박스에 공을 투입했고, 이한범이 수비수들을 제어하는 사이 골키퍼 앞에서 정우영이 가볍게 밀어 넣었다.
손흥민 등번호 ‘7’을 달고 뛰는 정우영은 측면 공격수에 배치됐지만, 상대 위험지역으로 자주 침투해 높은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 꼭 필요한 순간 득점포를 가동해 황선홍호의 승리를 주도했다.
8강까지 5골을 넣어 모하메드 마란(사우디아라비아)과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던 정우영은 이날 멀티골을 넣으며 득점 부문 단독 1위가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김학범호 우승을 이끈 스트라이커 황의조 기록에 2골만 남겨뒀다. 당시 황의조는 9골을 몰아넣으며 대회 득점왕에 등극했다.
금메달을 놓고 일본과 싸워야 하는 큰 부담 속에도 정우영의 침착한 슈팅과 안정적인 결정력을 떠올리면 승리애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아직까지 공격 포인트는 없지만 ‘살아있음’을 보여준 이강인(파리생제르망)의 존재도 든든하다.
개막 전부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이강인은 이날도 골이나 어시스트는 없었지만, 에이스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정우영 선제골에 시발점이 됐다.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과 반박자 빠른 패스 타이밍으로 상대 수비에 혼란을 주며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열어줬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공을 가로챘다. 날카로운 킥을 자랑하는 이강인은 이날 키커로 나서지 않았지만, 상대 수비수들에게 혼란을 주기에 충분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강인이다.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고, 뒤늦은 합류로 조별리그 3차전부터 뛰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강인은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철저하게 체력을 안배한 만큼, 금메달이 걸린 한일전에서 이강인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