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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해묵은 갈등 잇달아 해소…“불공정 관행 개선 VS 기업 팔 비틀기”


입력 2023.10.23 06:49 수정 2023.10.23 06:4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국감 증인 출석 앞두고 상생협약 체결, 증인 채택 철회

“내년 총선 앞두고 국회의원 치적 쌓기에 기업 동원” 지적도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IFS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창업 상담을 받고 있다.ⓒ뉴시스

지난 10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가운데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의 해묵은 갈등이 연이어 해소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 국감에서 관련 사안을 다뤘던 국회의원의 중재로 합의를 이뤘는데 업계 내 갈등을 해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일각에서는 국감을 이용해 기업을 압박, 해결을 강제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올해 국감에서 외식업계의 최대 화두는 필수품목과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 정산 문제다. 두 사안은 다수의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겪고 있는 업계 내 대표적인 고질병이기도 하다.


스타벅스는 지난 3일 기프티콘 같은 ‘물품형 상품권’을 사용할 때 상품권에 적힌 금액보다 싼 상품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는 돈은 스타벅스 카드에 적립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이 같은 소식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한 윤창현 의원에게 올해 국감을 앞두고 시정 경과를 설명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투썸플레이스 가맹본부와 가맹점대표자협의회가 공정한 가맹 사업 질서 확립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양측은 회의를 정례화해 소통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정부 정책으로 발생하는 텀블러 할인 비용은 가맹본부가 부담하고, 신규 가맹점 개설 시 인근 가맹점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그 밖에 원부자재 비용 결제 방식과 필수물품 품목 조정 등에도 합의했다.


협약에 포함된 내용들은 그간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꾸준히 요청했던 내용들이다. 정무위 소속 윤영덕 의원이 양측을 중재했다.


당초 이 문제로 문영주 투썸플레이스 대표는 16일 예정됐던 국회 정무위 국감 증인 명단에 올랐지만 협약 체결로 당일 오전 증인 채택이 철회됐다.


할리스커피의 경우에는 이종현 대표가 16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고 이틀 뒤인 18일 국감에서 지적받았던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 정산 문제 관련 상생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할리스 가맹점주가 100% 부담해 온 모바일 쿠폰 수수료를 가맹본부와 절반씩 분담하기로 했다.


국감 현장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던 민병덕 의원의 중재로 가맹점과 상생 협약을 마련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해결이 지지부진했던 사안들이 국감 기간에 연달아 해결되면서 업계에서는 해묵을 과제를 해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의 골이 깊어 쉽사리 해결이 어려웠는데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주도한 덕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에서 기프티콘으로 결제 시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 점은 소비자들도 환영하는 사안이다.


반면 국감 기간 내 합의가 집중된 것에 대한 다른 해석도 있다.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무기로 앞세워 기업들에게 합의를 강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합의가 어려웠다는 것은 양측 모두 물러서기 힘든 점이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국감 기간에 이런 문제가 단 번에 해결됐다는 것은 해당 기업 대표의 증인 출석 등 압박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표가 많은 자영업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합의에 이른 것이란 얘기도 돈다”며 “국회의원 치적 쌓기에 기업들이 동원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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