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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 선긋기?…'한동훈 활용론' 고심 빠진 국민의힘


입력 2023.10.27 16:12 수정 2023.10.27 19:4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한 장관, 법사위 국감서 '총선 출마' 질문에

"총선이 인생 전부는 아니다" 선긋는 발언

당내서도 '출마론'과 '불출마론' 의견 팽팽

'총선 바람' vs '더 주목 받을 기회 노려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활용법을 두고 고심에 빠진 모양새다.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한 장관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음에도 재차 등판설에 선을 긋는 발언을 꺼냈기 때문이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한 장관이 험지에 출마해 떨어진 당의 인기를 견인해야 한다는 입장과, 법무부 장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면서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 상충되는 상황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동훈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거듭 불거지고 있다. 한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건 하루이틀 얘기는 아니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만큼 총선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대두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장관의 출마와 관련해 아직까지 뚜렷한 것은 나온 바가 없다. 오히려 한 장관은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출마와 관련한 의지를 아직 내비치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부 장관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돕겠다는 것이다.


한 장관의 출마 여부는 단순히 여당 안에서만 주목 받는 사안은 아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국형 제시카법'을 발표한 한 장관을 향해 '총선에 출마한다고 몸을 빼는 것이 아니냐'고 캐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총선이 많은 분께 중요하지만, 모든 국민에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라며 "총선 때문에 중요한 법을 안 올리느냐. 준비된 정책을 최선을 다해 설명드리겠다"고 맞받았다.


총선 출마설에 대해 한 장관은 꾸준히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을 향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시느냐. 정치인을 할 것이냐"라고 묻자 한 장관은 "여러 번 말했다. 내 임무를 다하겠다"고 답한 뒤 "그런 문제를 대정부질문에서 물을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장관의 출마설이 계속 거론되는 이유는 인지도가 높아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한 장관은 14%의 지지율을 얻어 22%를 획득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이어 두 번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런 만큼 여권에선 한 장관 활용법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한 장관을 등판시켜야 한다는 입장은 앞서 인물론을 앞세워 대선에서 큰 바람을 일으켰던 윤 대통령처럼 한 장관이 '제2의 윤석열'로 총선에 출마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마 지역까지 구체화 되고 있다. 최근 여권 일각에선 한 장관이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이자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에 한 장관을 내보내 수도권 선거를 이끌게 하려는 의도에서다. 아울러 종로 출마는 한 장관으로서도 자신의 체급을 한 단계 위로 올릴 기회인 만큼 윈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24일 CBS라디오에 나와 "내가 만약에 한동훈 장관에게 조언할 수 있는 위치라면 종로는 아니다"라며 "의미 있는 험지여야 한다. 어려운 지역인데 한동훈이라는 개인기, 인물 경쟁력으로 당선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총선에서 인물이 갖는 의미는 무엇보다도 특별하다"며 "대권주자급 인기를 갖고 있는 인물을 그냥 썩혀두는 것은 우리 당 입장에선 그리 좋은 전략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장관을 내년 총선에 등판시키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한 장관이 맡은 법무부에서 추진해야 할 일들도 많은 데다, 윤 정부의 상징적인 인물인 만큼 이번 총선에서 이미지를 소비하기엔 아깝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또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장관은 벌써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사람인데 'n분의 1'이 되는 총선에 나와 바람을 덜 타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은 국정 운영에 충실하면서 좋은 정책을 실행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나중에 본인이 더 주목 받을 수 있는 선거나 기회가 있다면 그 때 나오는 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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