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막말' 당원권 6개월 정지 비상징계
강성 당원 "용기 내서 싸우는 데 매도"
혁신계선 "李 진짜 뜻 아니라 여기는 것…
'친명의원 지킴이' 돼 도 넘은 행동 일삼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 파문에 지도부가 황급히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강성 당원들은 최 전 의원의 징계 건에 대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들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대표되는 강성 당원들은 민주당 당원 게시판 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비호하고, 징계에 대해 비토하면서 당을 향한 공세를 서슴지 않고 있다. 징계 대상은 최 전 의원이 아니라 수박(혁신계 의원들에 대한 멸칭)이라는 분노 표출도 이어졌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에 대한 '막말' 징계에 대한 강성 당원들의 극렬 반발이 이어지면서, 당내 혁신계가 '강성팬덤과의 결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면서 "(조지 오웰의 책) 동물농장에도 암컷들이 나와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했다. 그는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김건희 여사를 저격한 발언으로 해석됨과 동시에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는 전날에 이어 최 전 의원의 발언을 감싸는 당원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올라온 '지지율 자체 조정에 들어갔나'라는 게시글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는 자들이 용기 내서 싸우는 최강욱을 매도하고 징계하는 건 무엇인가"란 내용을 포함하며 당 지도부를 조준했다.
'최강욱 징계에 대해'란 제목의 글은 "전체 말의 문맥은 보지 않고 단어 하나에 점착하는 당신들의 어쭙잖은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가 역겹다"고 했다. '어떻게 180석을 운용했나'라는 게시글은 "최강욱 전 의원 건을 대하는 당을 보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 때 고구마 먹은 것 같던 답답함이 떠오르고 티끌 하나 묻는 것에 벌벌 떠는 비루한 모습이 부끄럽다"고 당을 성토했다.
이외에도 '해당행위하는 분들이나 즉각 징계 처분 내릴 것이지' '한심한 민주당 지도부' '최강욱 당원권 정지 얼토당토않다' '해당행위 5적들 징계도 못하는 주제에 최강욱 전 의원은 만만하냐' '무식한 최고위원들에게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읽어 보라 권한다' '최강욱이 뭘 잘못했기에 당원권 정지를 시키냐. 썩어빠진 민주당 의원들보다 최강욱이 백 배 낫다'는 비판글도 쏟아졌다.
이 같은 강성당원들의 행보와 관련해 혁신계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강욱 전 의원의 망언, 아직 당의 대응은 끝나지 않았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에, 최강욱 전 의원에 대해 기존과는 다르게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징계했다"며 "이 대표의 뜻이라면 뭐든 환영하고 따르던 개딸 강성팬덤이지만 이번 사태에는 당이 내린 결정에 반발하며 최강욱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의 진짜 뜻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대표의) 시간끌기와 긴 침묵으로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줬고, 강성팬덤은 강성 친명 의원들의 지킴이가 돼 도 넘은 행동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그 사람들(강성 당원)을 믿고 하는 건 아닌데, 그 사람들의 목소리와 열망에 자꾸 무리하게 호응하는 정치에 빠지게 된다"며 "제일 중요한 건 지도부"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도부가 어떤 팬덤이라든가 응원 정치, 관객 정치 이런 데서 좀 벗어나 당의 중심을 잡아주면 그런 것에 수혜를 받는 의원들도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