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팰리스전 마치고 곧바로 사우디행
클럽 월드컵 치르고 나면 박싱데이 지옥 일정
지난 시즌 잉글랜드는 물론 유럽을 제패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지옥 일정과 마주한다.
맨시티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라지코 미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쉴 틈이 없다.
영국으로 돌아와 곧바로 짐을 푼 맨시티는 17일 오전 0시 크리스탈 팰리스와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후 브렌트포드와의 리그 18라운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뒤로 밀리게 됐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을 마치면 다시 사우디로 날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시티는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다. 준결승전 상대는 레온(멕시코)-우라와 레즈(일본)의 승자다. 만약 승리 시 결승전까지 치러야 하는 일정에 놓인 맨시티다.
일정은 매우 빡빡하다.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이틀 뒤 클럽 월드컵 준결승전을 펼치고 3일 후 결승전을 벌이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준결승서 패하더라도 3~4위전을 무조건 치러야 하기에 사우디서 2경기가 편성된 일정이라 할 수 있다.
클럽 월드컵이 끝났다면 영국으로 귀국해 박싱데이와 마주한다. 28일에는 에버튼(원정), 31일에는 셰필드 유나이티드(홈)를 차례로 만나는 것으로 2023년의 일정을 마감한다.
즉, 12월이 2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맨시티가 치러야 할 경기 수는 무려 5경기에 이른다.
그나마 다행은 EFL컵에서의 조기 탈락이다. 맨시티는 지난 9월 뉴캐슬과의 3라운드서 0-1로 패해 탈락했는데, 만약 지금까지 생존했었다면 오는 19일 EFL컵 8강전까지 치러야 했다.
연말 지옥 일정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숙명과도 같은데 클럽 월드컵까지 참가하게 된다면 보다 극심한 피로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2019-20시즌 리버풀이다. 이전 시즌 토트넘을 꺾고 챔피언스리그를 거머쥐었던 리버풀은 카타르에서 개최된 클럽 월드컵에 참가했고, EFL컵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리저브 팀을 출전시켜 0-5 대패한 바 있다.
맨시티의 경우 클럽 월드컵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이동거리 등 고된 일정인 것은 변함이 없다. 게다가 주축 선수들의 상당수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점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고민을 늘게 하는 부분이다.
리버풀은 2019-20시즌 지옥일정을 버텨내고 마침내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첫 우승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스쿼드가 두터운 맨시티 역시 선수들의 체력을 잘 안배해 박싱데이까지 무사히 이겨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