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직전에 이해할 수 없는 행보"
安, 당원들 의아해하는 반응 대변해
당 위기 상황서 '역할론' 수순 분석도
"내 위치에서 총선 승리 위해 최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김기현 전 대표가 사퇴 결단에 앞서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보'이자 '사퇴 결심의 큰 흠결'이라고 짚고 넘어갔다. 국민의힘의 잠재적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안 의원이 계속해서 당심(黨心) 대변 행보를 걷고 있다는 관측이다.
안철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서 김기현 전 대표를 가리켜 "어제(13일) 사퇴 직전 전·현직 당대표들의 회동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있었다"며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당사자만 알 수 있겠지만, 김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 결심에 큰 흠결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는 잠행 중이던 전날 오전 이준석 전 대표와 전격 회동했다. 이 사실이 이 전 대표에 의해 같은날 오후에 공개되자, 김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격적으로 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혔다.
회동이 논란이 되자 김 전 대표는 추후 "이준석 전 대표와 만나 신당 창당과 관련한 당내 여러 우려 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며 "내가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낭설은 전혀 근거 없다. 오히려 나는 신당 창당을 만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 및 신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해 당내 복수의 중진의원들이 다리를 놓아 이미 일찌감치 잡혀있었던 회동 일정이라고는 해도, 다른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잠행하던 중에 이 전 대표와의 회동만은 예정대로 진행된 것을 놓고 당내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안철수 의원도 "그 (김기현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 간의 회동) 소식을 접하며 유리상자의 '제주도 푸른 밤' 노래가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1년 발표된 유리상자의 '제주도 푸른 밤'은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이제는 더 이상 얽매이긴 우리 싫어요"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분당 주위에 전부 민주당 의원들 밖에 없다. (지원유세 등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며 "만약 험지를 나가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못 도와줄 것"이라고 밝힌 안 의원이 당의 위기 상황에서 '역할'을 자임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 의원은 "나는 내 위치에서 내년 총선 승리와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정부가 성공해야 국민과 국가가 성공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