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부터 대만산 일부 품목에 대해 관세감면을 중단하기로 했다. 내년 1월13일 치러지는 총통(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만의 독립을 추구하는 집권 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내년 1월1일부터 대만산 12개 품목에 대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라 적용해온 관세감면을 중단하고 현행 규정에 따른 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관세감면중단 대상은 프로필렌과 부타디엔, 이소프렌, 파라자일렌, 염화비닐, 도데실벤젠 등 화학 품목이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이번 조치는 대만이 중국 본토 제품의 수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한 데 따른 것"이라며 "대만이 중국에 대한 무역규제 철회 등 효과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지난 15일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가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경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과 대만은 2010년 체결된 ECFA에 따라 2013년 1월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을 '조기 자유화' 항목으로 지정한 뒤 무관세 혜택을 적용해왔다. 중국이 ECFA를 파기하면 조기 자유화 품목이 많은 대만의 방직과 기계,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만 당국은 "중국의 일방적인 무역 장벽 결과 발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메커니즘과 규범을 위반했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는 "대만 총통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중국산 2000여개 품목에 대한 대만의 수입금지 조치를 두고 지난 4월 조사를 시작해 10월12일까지 마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은 대만 총통선거 전날인 내년 1월 12일로 조사 시한을 연장한 뒤 이달 15일 갑자기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규제가 무역장벽에 해당한다"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