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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경수로 가동…군이 주목하는 4가지 가능성


입력 2023.12.31 06:00 수정 2023.12.31 06: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韓 '표준모델' 역설계한 北 경수로

지난 여름부터 시험 가동 정황

내년 여름 정상 가동될 가능성

미국 인공위성 분석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스(Maxar Technologies)가 공개한 평안북도 영변 일대 사진 ⓒ막사르 테크놀로지스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의 시험용 경수로를 가동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군 당국은 4가지 가능성에 주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10월 중순 이후 경수로를 가동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발표와 관련해 "몇 개월 전, 한창 더울 때 냉각수가 식별된 바 있다"며 "(당시) 경수로가 시험 가동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IAEA 이사회 개회사에서 북한 영변 경수로 가동 정황이 포착됐다며 "지난 10월 중순 이후로 경수로 냉각 시스템 관련 배수 작업이 관측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장관은 "전체 가동이 아니라 기초적인 것만 가동 중"이라며 "일부 극소량의 핵물질을 원자로를 통해 시험 가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과 1994년 도출한 제네바 합의에 따라 신포에 1000MW(메가와트)급 경수로 2기를 제공받기로 했지만, 지속적인 핵개발 정황이 포착돼 백지화됐다.


이에 북한은 역설계를 통해 지난 2010년 5월부터 25~30MW급 시험용 경수로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왔다.


北 경수로, 韓 표준모델보다 '소규모'
韓 표준모델 정상 가동에 11개월 걸려


최근 경수로 시험 가동 정황이 잇따라 포착됨에 따라 북한이 10여 년 만에 경수로 정상 가동에 다다를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신 장관은 "(제네바 합의에 따라) 한국 '표준모델'을 똑같이 신포에 지어주려고 했던 것"이라며 "그것을 북한이 역설계해 시험용 경수로로 가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수로 정상 가동에 통상 1~2년이 걸리는데 한국 사람들은 '빨리빨리' 아니냐"라며 "(표준모델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신고리 3호기는 시험 가동 11개월 만에 정상 가동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처럼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역설계했고 1000MW(한국 표준모델)에 비해 30분의 1 규모라 (시험 가동) 1년 후가 되는 내년 여름쯤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北 경수로, 영변 일대 전력 공급원?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도


군 당국은 북한의 경수로 가동과 관련해 4가지 가능성에 주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신 장관은 북한 당국이 경수로 도입 목적으로 영변 일대 전력 공급을 언급해 왔다며 "엉뚱한 말은 아니라고 본다. 25~30MW 정도면 영변 지역 전력 공급량(소요량)과 유사하다. 북한이 거짓말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겠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전술핵잠수함에 들어갈 소형 원자로 관련 실험은 물론, 경수로에서 확보한 삼중수소를 활용해 수소폭탄 제작까지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 장관은 경수로를 가동해 핵무기 제작용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경수로 특성상 한계가 뚜렷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자로 가동을 통해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은 Pu239, Pu240으로 나뉜다. 경수로에선 두 물질을 6대 4 비율로 확보할 수 있다. 핵무기 제작을 위해선 적어도 두 물질의 비율이 7대 3 수준이어야 한다.


비유하자면, 경수로에서 추출된 플루토늄은 '불순물'이 지나치게 많은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경수로를 통해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확보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국방부/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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