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크기와 탑승자수를 고려하면 전원 대피는 정말 기적적인 일이다”
지난 2일 오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일본항공(JAL) 소속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 간 충돌사고 직후 불타는 여객기에서 승객과 승무원 379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한 것과 관련해 주요 외신들이 한결같이 내놓은 평가다.
일본 아사히신문, 영국 영국 BBC방송 등은 마지막 승객까지 무사히 대피시킨 다음에야 여객기에서 내린 승무원과 조종사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단 한 명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은 물론 부상자도 14명으로 많지 않은 까닭이다.
BBC는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모든 승객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승무원들을 칭찬했다”고 밝혔고, 영국 가디언도 “승무원들이 승객들에게 짐을 놔두고 빠르게 대피하도록 조치한 건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승무원들의 빠른 판단이 대형 참사를 막았다는 얘기다.
사고 당시 승객들은 여객기에 불이 난 직후 탈출 슈터(미끄럼틀)를 타고 비행기 밖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과 승무원 379명이 모두 빠져나오는 데는 불과 4~5분 걸렸고, 전원 탈출 후 10분도 지나지 않아 기체는 화염에 휩싸였다. 이처럼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전원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90초룰’ 덕분이다.
항공사 대부분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기내에서 탈출시키도록 훈련받는 이른바 ‘90초룰’을 규정으로 삼고 있다. 아사히는 “여객기 승무원은 연 1회 여객기 기체에서 승객 전원을 90초 이내에 탈출시키는 훈련을 한다”며 “거의 만석인 JAL 여객기에서 희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훈련 내용에 따라) 기장·승무원·승객이 침착하게 행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사고 당시 매우 긴박한 순간이었다. 승객들이 기내에서 촬영한 영상에선 창문 밖으로 화염이 솟아오르고 기내에 자욱한 연기가 가득했다. 어린이와 여성들이 “빨리 나가게 해달라”며 울면서 절규하는 상황에서 승무원은 “(대피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쉴새없이 외쳐 승객들의 안전한 탈출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