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술’ ‘무대책’으로 아시안컵 망친 클린스만 ‘싱글벙글’
자진 사퇴 의사 전혀 없어..위약금 등 축구협회도 경질 부담
감독으로 수명 다했던 클린스만 영입 확정한 정몽규 회장 책임져야
‘Go home!’을 외치며 엿을 던져도 해맑게(?) 웃어버린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에게서 사퇴는커녕 기존 태도나 업무 방식에 대한 변화 의지도 읽을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함께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들은 카타르 현지에서 곧바로 소속팀으로 향했다.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기대를 키웠지만, 조별리그부터 졸전을 거듭한 끝에 ‘피파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 하나 없이 0-2 완패로 4강 탈락했다.
이른바 ‘해줘 축구’로 불릴 만큼 특급 유럽파들 개인 능력에 의존해 이렇다 할 전술이나 타개책을 내놓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은 경질 압박으로 번지고 있다.
엄중한 상황에서도 클린스만은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처럼 해맑은 미소로 일관, 팬들로 하여금 가슴을 치게 했다. 이에 격분한 일부 팬들은 공항에서 엿(사탕)을 던지거나 ‘고홈’, ‘이게 축구냐’를 외쳤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은 실패가 아니다.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싱글벙글했다.
부임 후 계속됐던 외유 및 재택근무 논란에 대해서는 “(취재진)여러분들은 다소 이해하지 못하지만,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나의 업무 방식을 이어가겠다”며 아시안컵 실패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도통 답이 나오지 않는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기행, 평가전부터 아시안컵까지 수준 이하의 경기 내용과 전술, 그리고 참담한 결과 앞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을 향한 비판의 화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버티고 있다. 자진 사퇴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경질도 쉽지 않다. 위약금은 물론이고 새 사령탑 및 코칭스태프 선임 비용까지 감안했을 때, 최대 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한축구협회도 단호하게 경질 카드를 꺼내기 어렵다.
결국 ‘무능력’ ‘무전술’로 이미 축구계에서 감독으로서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클린스만 감독을 적극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정몽규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당시 협회가 앞세운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기준 등 쏟아지는 질문에 명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때부터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한 정당성과 신뢰도는 떨어졌다. 클린스만을 영입한 정몽규 회장이 이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되어버릴 만큼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는데 당시 결정권자였던 정몽규 회장이 책임지지 않는다면, 이런 사태는 또 반복될 수밖에 없다. 감독만 자르는 ‘꼬리 자르기’가 이어진다면 제2의 클린스만, 제3의 클린스만 잉태를 막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