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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 환율, 달러당 150엔 돌파… 당국, 구두개입 나서


입력 2024.02.14 20:53 수정 2024.02.14 20:54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美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 크게 웃돌아

日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에도 저금리 유지”


14일 일본 도쿄에서 외환시장의 엔화 시세를 알려주는 전광판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일본의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50엔대를 돌파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14일 달러당 150.64~65엔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당 150엔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전날 오후 149엔대에 거래를 마쳤지만,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3.1%)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순식간에 달러당 150.88엔까지 곤두박질쳤다. 예상은 넘어서는 뜨거운 미 물가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150엔대의 벽을 뚫었다는 분석이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일본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으로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간다 마사토 재무부 재무관은 "최근 엔화가치 하락폭은 매우 빨랐다. 일부는 펀더멘털에 부합하지만 일부는 분명히 투기 성격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국은 1년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경우에 따라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엔화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일본은행이 10년간 지속된 ‘이차원(異次元) 금융완화’를 오는 3~4월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달러당 140엔대로 상승했다. 이차원 완화란 물가상승률 2%를 2년 내에 달성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내건 금융완화 정책으로, 국채 등을 대량으로 사들여서 시중의 자금공급량을 2년 동안 2배로 늘리는 방식을 뜻한다.


그러나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이달 8~ 9일 차례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들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후에도 완화적 금융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엔화 가치는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닛케이는 “그동안 ‘2024년에는 일본은행이 완화정책 정상화로 나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엔화 가치를 지탱했지만, 그 전제가 흔들린 충격이 컸다”고 분석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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