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30개, 국민의힘 127개 공천
여야 쌍방 '사천 공방'으로 포연 자욱
與 "'비명 학살' 경악할 민주 공천판"
野 "야당 공격 한동훈 가벼운 입 한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4·10 총선 공천이 속도를 내면서, 전국 253개 지역구 중 67개 지역구에서 여야 대진표가 확정됐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7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청래(서울 마포을)·서영교(서울 중랑갑) 최고위원과 이개호 정책위의장(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권칠승 수석대변인(경기 화성병) 등 주요 당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17개 지역구의 단수공천을 발표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같은날 중앙당사에서 19개 지역구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국회부의장과 김영우(서울 동대문갑) 전 의원,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 등이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 후보 지위를 확정지었다.
이날까지 확정된 여야 대진표를 보면 서울·인천·경기가 30개 지역구에 달한다. 뒤를 이어 부산·울산·경남이 18개 지역구, 대전·세종·충남북은 10개 지역구, 대구·경북은 3개 지역구, 강원과 제주, 광주·전남북은 각 2개 지역구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스윙 스테이트'인 서울·인천·경기는 후보를 빨리 확정해줘야 본선에 대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선거운동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 아닌가 싶다"며 "민주당도 4년 전처럼 '원사이드 게임'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고, 반대로 국민의힘의 도전이 거센 상황이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여야 양당의 '공천 진도'는 당초 민주당이 공천관리위원회를 먼저 구성하고 앞서나가기 시작했으나, 이후 민주당이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 통보 등 '사천 논란'에 휩싸이며 멈칫 하는 사이 국민의힘이 추월했고, 다시 민주당이 속도를 내면서 이제는 엇비슷해진 상황이다.
이날까지 민주당은 130개 지역구의 후보를 공천 확정했으며, 국민의힘은 전국 127개 지역구의 후보를 공천 확정했다.
서울·인천·경기, 30개 지역 대진표 나와
'광진을' 고민정 vs 오신환 대결에 '관심'
'동대문갑' 안규백 vs 김영우도 시선 끌어
'경기 수부 도시' 수원 '여야 대회전' 예고
'스윙 스테이트'인 서울·인천·경기에서는 ▲서울 △강북갑 △광진을 △도봉갑 △동대문갑 ▲경기 △수원갑 △수원병 △의왕과천 등이 이목을 모으는 지역구로 꼽힌다.
강북갑에서는 판사 출신인 전상범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이 맞붙는다. 광진을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의 앞길을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정무부시장이었던 오신환 국민의힘 전 의원이 막아섰다.
도봉갑에서는 1987년생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을 겨냥해 민주당이 인재근 의원이 불출마한 자리를 1989년생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으로 채웠다. 동대문갑에서는 김영우 국민의힘 전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며 안규백 민주당 의원과 맞붙게 됐는데, 둘 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경기에서는 '수부 도시' 수원을 둘러싼 대회전이 단연 관심사인 가운데, 수원갑(장안구)에서는 김승원 민주당 의원에 맞서 국세청장과 LH사장을 지낸 김현준 국민의힘 후보가, 수원병(팔달구)에서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에 대항해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방문규 국민의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의왕과천에서는 통일·인권 전문가인 검사 출신 최기식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 이소영 민주당 의원과 맞붙는다.
민주당 '동진 전략'의 주목적지인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부산 △북강서갑 ▲경남 △양산을 △김해을이 단연 최대 승부처다.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에 국민의힘이 거물급 인사들을 이동 배치하며 승부수를 띄운 곳이다.
부산 북강서갑에는 3선을 노리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부산광역시장을 지낸 5선 중진의 거물 서병수 의원이 이동 배치됐다. 경남 양산을은 둘 다 경남도지사를 지냈으며 여야 잠룡으로 평가받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어 전국적으로도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경남 김해을에서는 김정호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포진했다.
부산·울산·경남, 18개 지역구 대진 확정
'양산을' 김두관 vs 김태호 '최대 승부처'
대전·충남북, 10개 지역구 여야 대진 확정
'공주부여청양' 정진석 vs 박수현 '주목'
'정치적 중원'이자 총선의 승패를 가를 대전·세종·충남북에서는 ▲대전 △동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이목을 끌고 있다.
그 중 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지금까지 대진표가 확정된 충청 지역 선거구 중 단연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6선 고지 등정을 노리며 국회의장을 정조준하는 국민의힘 거물 정치인 정진석 의원에 맞서 박수현 민주당 전 의원이 재차 도전에 나섰다. 대전 동구에서는 장철민 민주당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며 단수공천을 확정지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현역 의원간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여야 대진표가 전국적으로 완성돼가는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상대 정당의 공천이 사천(私薦)이라며 주말휴일 내내 포연 자욱한 공방전을 벌였다. 역대 총선 승패를 보면 공천을 놓고 잡음이 많았던 정당이 승리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이제야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베꼈지만, 그 와중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마음대로 '사천' 할 수 있는 '당 기여도'라는 꼼수를 슬쩍 끼워넣지 않았느냐"라며 "뭔가 있는 것처럼 변죽을 울리며 야당 대표를 공격하기 급급한 한동훈 위원장의 가벼운 입이 한심할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에서 "'보복 공천' '비명 학살' '밀실 회의' '비선 여론조사' 등 경악할 민주당 공천 판이지만, 이 와중에 탄탄대로를 걷는 대장동 변호인 6인방과 '찐명'이 있다. 이재명 호위무사로서 공로를 인정받았다면 범죄혐의자도 오케이, 전과자도 오케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케이"라며 "국민들은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과 민주당의 '이재명표 사천'의 차이를 엄정히 가려낼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