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여사 생가 방문, 역대 현직 대통령 중 처음
민생토론회선 잇따라 박정희 치적 부각 나서
정권 명운 가를 총선 앞두고 보수 결집 시도 해석
정권의 명운을 가를 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껴안기' 행보가 부쩍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이 28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이 육 여사의 생가를 찾은 것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인 2021년 8월 이후 두 번째이고, 역대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또 민생토론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치적을 잇따라 부각시키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옥천군의 육 여사의 생가를 방문해 방명록에 "어려운 분들과 어린이를 사랑해주신 육영수 여사님의 어진 뜻을 기억하며 국민을 따뜻하게 살피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윤 대통령은 헌화와 묵념을 통해 육 여사 영전에 예를 표했다.
육 여사의 생애와 생가 건물에 대한 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하던 윤 대통령은 "어릴 적 육 여사가 세운 남산어린이회관에 가기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생가 방문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환 충북도지사, 황규철 옥천군수, 대통령실 참모진 등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8월 31일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충북 지역 첫 방문지로 육 여사의 생가를 찾았을 때도 "여사께서 적십자 활동이라든지 어린이·여성·나환자 등 우리사회의 약자와 낮은 곳에 있는 분들을 늘 따뜻하고 어진 모습으로 대해주셨다"며 "여사의 낮은 곳을 향한 어진 모습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고 잊히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박정희 전 대통령 치적 언급도 부쩍 잦아진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9년 최초의 원자력 장기 계획을 수립해 우리 원전 산업을 일으켰다"고 했다. 21일 울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선 "박 전 대통령께서 울산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하면서 공업도시 울산의 역사가 시작됐다"며 "4000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 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해 이곳 울산에 신공업 도시를 조성한다고 선언했다"고 했다. 16일 대전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선 "1973년 박 전 대통령의 혜안으로 대덕연구단지를 건설한 이후 대덕에서 이뤄낸 수많은 성과들이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도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때 취임 후 처음 만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7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직접 찾아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달 2일에는 72번째 생일을 맞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생신 축하드린다"며 "기회가 닿는 대로 찾아뵐 테니 대통령께서도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