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낮은 전기료·인건비·환경투자 등 생산 유리
음극재 가공비 중 전력비 비중 높아…국내 산업용 전기료 비싸져
가격 경쟁력 위해 정부 인센티브 필요
포스코퓨처엠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에서 음극재가 제조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우리(포스코퓨처엠)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만드는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싼 중국 제품을 계속 수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가동률이 50%밖에 되지 않아 수익이 날 수 없습니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지난 6일 ‘인터배터리 2024’에서 이같이 말하며 음극재에 대한 정부 인센티브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지원 없이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포스코퓨처엠의 호소는 엄살일까?
11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한 결과, 국내 음극재 생산은 중국보다 전기료·인건비·환경투자비 등 사업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소재인 음극재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외부회로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하고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속도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포스코퓨처엠만이 음극재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흑연계 음극재를 양산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2억4100만달러 상당의 배터리 음극재용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수입했다. 이 중 93.7%가 중국에서 들여올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낮은 전기료·인건비·환경투자비 등 이점을 바탕으로 음극재 공급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갖게 됐다.
천연흑연 음극재. ⓒ포스코퓨처엠 홈페이지
반면 국내에서는 음극재 생산에 더 큰 비용을 투입해야 해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음극재는 공정 원가에서 가공비 비중이 높다. 특히, 가공비에서는 음극재를 고온 열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필요해서 전기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 판매 단가는 킬로와트시(kWh) 당 153.7원으로 주택용 전기 판매 단가(149.8원/kWh)보다 3.9원이 더 비쌌다. 산업용 전기 판매 단가가 주택용보다 비쌌던 해는 1961년 이후 2019년과 지난해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에 의해 음극재 가격이 좌지우지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음극재를 만들 때 전력이 엄청 많이 필요하다”며 “양극재도 마찬가지이지만 음극재는 단가 자체가 낮아서 가공비 비중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서는 보조금 등 지원이 많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재료 조달 면에서도 불리하다. 중국은 천연흑연의 원재료인 구상흑연을 자국 내에서 자체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구상흑연은 채굴 시 매우 심한 환경오염을 유발해 대부분 국가에서는 규제가 엄격하다. 인조흑연은 제철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침상코크스를 가공해 만들어 처음부터 끝까지 국내에서 자체조달이 가능하지만, 천연흑연은 중국에서 구상흑연을 수입해야 한다.
최근 음극재 진출을 추진 중인 후발 업체들로부터는 가격 경쟁력이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신규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시장에 대한 비관론을 앞세우긴 힘든 처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엘앤에프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에코프로는 아직 기술 개발 단계이기에 양산 후 수율 안정화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준으로도 대규모 흑연 생산 가능한 곳은 사실상 포스코퓨처엠밖에 없다.
결국, 구조적으로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고사된다면 중국의 독점 구조가 만들어질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가격 결정력은 중국이 갖게 되고 요소수 사태와 같이 공급망도 불안해질 수 있다. 여기에 중국 등 외국우려기업(FEOC)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하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대응력을 잃을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업계에서는 중국과 같은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전기료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보다 불리한 국내 음극재 생산환경을 감안하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환경오염에 대한 기준이 약해 환경 관련 비용이 덜 들고 전기료·인건비·위험수당 등도 더 싸다”며 “현 상황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기업들과 바로 경쟁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떨어진다”고 부연했다.
이어 “정부는 음극재를 전기료 지원 외 경제 안보 품목으로 설정해서 관련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으로 어느 정도 육성을 해야 대중국 대응력도 생기고 공급망 차원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