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D-12' 광진을 유세전 '치열'
오신환 "사람을 바꿔서 광진 바꿔달라"
고민정 "광진을 위한 멋진 정치할 것"
유권자들 엇갈린 반응…누가 웃을까
4·10 총선을 12일 앞둔 29일 '한강벨트' 출발지인 서울 광진을을 놓고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치열한 유세전을 벌였다. 탈환을 노리는 오 후보는 인파가 집중된 곳을 직접 걸어다니면서 바닥민심 다지기에 집중했다. 수성이 목적인 고 후보는 특수 개조한 차량을 이용해 골목길을 누비면서 최대한 많은 지역민들을 만나는데 집중했다.
오신환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자양역에서 아침인사를 하며 일정을 시작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오 후보는 야외인 1번 출구 앞에 서서 출근길에 오른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같은 지역을 놓고 승부를 겨루는 고민정 후보는 같은 시각 강변역에서 출근인사를 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자마자 두 후보 모두 아침부터 주민들과의 접점을 넓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후 두 후보의 일정은 조금씩 엇갈렸다. 변수는 오전 내내 내리던 비였다. 오 후보는 걸어서 직접 이동하는 이른바 '뚜벅이 유세' 방식을 활용해 광진구의 노룬산시장 일대를 돌면서 점포 사장님이나 장을 보러 온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다리 부상이란 악재를 만나 목발을 짚은 고 후보는 우천 때문에 이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 후보는 SUV 차량인 코란도 스포츠를 개조한 유세 차량을 마련해 좁은 골목길을 누비는 방식의 유세 방식을 활용하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비에 이날은 차량 운행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오 후보는 점심시간인 오후 12시에 맞춰 광진구 내 유동인구가 많은 곳 중 한 곳인 자양사거리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는 자신의 선거 운동을 함께 하는 댄스팀 '오벤져스'를 앞세워 주민들의 눈길을 끈 뒤 "광진은 36년간 민주당이 독식한 지역이다. 고이면 썩기 마련이다. 사람을 바꿔서 광진을 바꿔주시기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자양사거리에서 오 후보의 유세를 구경하던 자양1동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오모씨는 "오신환 후보는 잘 안다. 처음에 여기 왔다고 해서 깜짝 놀란 것도 사실"이라며 "민주당이 한 임대차법 때문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민주당을 찍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후보의 본격적인 유세는 오후 들어 재개됐다.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면서 활동에의 제약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고 후보는 선거사무소가 위치한 자양사거리를 출발해 지역구 내 아파트 단지와 빌라 골목들을 누비면서 "젊은 정치인인 저 고민정의 손을 꼭 잡아달라. 지금까지 여러분을 실망시켜드리지 않은 것처럼 여러분들이 잘 키워주신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멋진 정치 해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고 후보의 선거운동 피날레는 광진구 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건대입구 사거리에서 맺어졌다. 퇴근시간인 오후 6시에 맞춰 모든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건대입구역 롯데백화점 앞에 자리를 잡은 고 후보는 밀려오는 셀카 요청을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 후보는 멀찍이서 사진을 찍는 시민들을 향해 다가와서 함께 찍자는 요청을 스스럼없이 건네기도 했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고 후보는 "여러분은 우리 동네 대파 한 단이 얼마인지 아시느냐. 시장에 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대파 값을 궁금해 하신다. 평소에는 대파를 안 쳐다보던 분도 대파 가격은 꼭 보고 간다"며 "온 세상에 대파로 떠들썩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대통령께서 '875원 대파 가격이 합리적이다' 이 말 한 마디 때문에 온 세상이 떠들썩하게 된 것 아니냐"라고 외쳤다.
이어 고 후보는 "그런데 우리가 궁금한 건 3분의 1 가격이 아니라 실제 물가다. 물가가 이렇게 많이 올랐는데 왜 대통령은 그걸 모를까 하는 분노와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이제는 더 이상 견디고, 버티고, 기다리지 마시라. 4월 10일부터 세상이 바뀌고 변할 수 있다. 그 마지막 기회가 바로 여러분들의 손에 달려 있다. 선거에서 이겨야 심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 후보는 자신의 정치력을 강조하는 발언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국정이 똑바로 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선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내가, 이 민주당 고민정이 가장 앞장서겠다"며 "박진 장관 앞에서도, 한동훈 장관 앞에서도, 한덕수 총리 앞에서도, 불통령 앞에서도 기죽지 않은 정치인 고민정,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그 모습 그대로 앞으로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고 후보와 셀카를 찍고 돌아가는 화양동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배모씨는 "정치는 잘 모르는데 고민정(의원)은 안다. 워낙 유명하고 예쁘지 않느냐"라며 "학교에서 얘기하다보면 가끔 정치 얘기가 나오는데 지금 우리 세대는 어느 쪽에 쏠려있진 않은 것 같다. 투표는 할 건데 학비나 취업걱정을 덜어주는 쪽에 표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양4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50대 남성 고모씨는 "요즘 민주당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고민정(의원)은 할 말도 다 하고 일도 시원시원하게 잘한다"며 "음식 장사를 하는데 진짜 재료값이 얼마나 오른지 아느냐. 대통령이 파 가격 얘기할 때 복창이 다 터졌다. 그런 대통령과 함께 하는 당에 표를 줄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 후보의 퇴근 인사는 건대입구역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강변역에서 실시됐다. 강변역은 노후화된 동서울터미널이 있는 곳이다. 오 후보는 동서울터미널을 현대화해 이마트 본사를 유치하고 스타필드를 입점시키는 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자리에서 오 후보는 "경쟁이 없는 정치는 결국 주민들에게 피해가 간다. 이 살기 좋아 보석 같은 도시 우리 광진을 위해서 이번 만큼은 꼭 한번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며 "동서울터미널의 현대화와 강변북로 광진구간 지하화 제가 이뤄내겠다. 꼭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외쳤다.
구의3동에 거주한다고 밝힌 30대 남성 김모씨는 "집이랑 가까워서 평소에도 동서울터미널을 자주 이용하는데 낙후된 시설 때문에 불편함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스타필드 같은 쇼핑몰이 들어오면 살기도 좋아질 것이고 (터미널을) 이용하기도 좋아질 것 같다. 오 후보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내놓은 것 같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