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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3대 리스크…美 금리 인하 시점·强달러·中 성장세 둔화"


입력 2024.04.30 09:30 수정 2024.04.30 12:0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미 기준금리, 인플레이션 지속 등으로 올해 0~1회 인하, 내년 인상 예상

내년 Fed 긴축사이클 재개로 강달러 지속…2026년 플라자Ⅱ 가능성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30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요동치는 세계경제, 긴급 진단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병일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 정철 한경연 원장,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이일형 前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강태수 KAIST 금융전문대학원 교수,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한국경제인협회

한국이 마주한 3대 리스크로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 강달러, 중국 성장세 둔화가 제기된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30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요동치는 세계경제, 긴급 진단' 세미나를 개최하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한국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최근 우리경제는 전년도 초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반도체 수출 증가로 경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고유가·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내수 부진 및 기업 수익성 악화로 경기 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며 “컨틴전시 플랜을 사전에 강구해 글로벌 리스크의 국내 전이(轉移)를 차단하는 한편, 경영활력 제고 노력으로 기업들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 2025년 기준금리 인상 및 달러강세 지속…2026년 플라자 II 가능성

아담 포센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및 한국의 비즈니스 대응'을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미국의 중립금리 수준이 오르고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어,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없거나, 한 차례 정도에 그칠 것이며 내년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G7과 중국의 국방·탄소·산업정책 재정소요 확대, 중국자금의 서방국가 유입 감소, 위험 기피 현상 감소 (등에 따른 미국 국채 수요 감소) 및 생산성 제고에 따른 (중립금리 상승으로) 미국의 10년물 국채 실질금리는 향후 수년간 우상향할 것”이라며 중장기 금리 상승 기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포센 소장은 “바이든 2기 또는 트럼프 2기의 무역, 외국인직접투자, 이민 분야에서 정책적 차이는 작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누가 당선되든지 간에) 첫 단계는 중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 수입에 대한 보호조치, 다음은 중국 의약품에 대한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포센 소장은 “바이든 2기에서는 트럼프 2기보다 역외 수출 통제 및 제재가 훨씬 공격적이고 엄격할 것”이고, “기후 정책은 국내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겠지만, 국제적으로는 국내만큼의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2026년 1월에 바이든 1기에서 도입된 각종 세금감면 조치(법인세율 인하 등)들이 만료될 예정인데, 이때 금리와 재정 불확실성은 바이든보다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강달러 기조에 대해 포센 소장은 “2025년에 미국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재개돼 달러화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및 재정적자 증가는 2026년에 플라자 2(Plaza II)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9월, 미국의 플라자호텔에서 G5 재무장관들이 외환시장 개입에 의해 달러화 강세를 시정하도록 결의한 조치를 말한다.


韓 3대 리스크…美 금리 인하 시점·强달러·中 성장세 둔화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대외 거시경제 환경 변화와 리스크 요인'의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경제가 ‘미국의 견조한 성장’,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충돌’, ‘중국의 중장기 저성장 경로 진입’이라는 대외 거시경제 환경 변화로 인해 ‘금리’, ‘환율’, ‘중국’의 3대 리스크 요인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안 부원장은 “미국은 취업자수 증가, 실업률 하락 등 노동 시장 강세가 뚜렷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3월 여전히 3%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의 견조한 성장’이 이어짐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으며 이는 다시 강(强)달러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최근 이스라엘-이란의 확전 우려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함에 따라 强달러가 심화됐다”며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충돌’로 인해 ‘환율’이 중대 리스크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안 부원장은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인 4192억5000만 달러로 탄탄하며, 2014년 순대외채권국으로 전환했으며 2023년말 순대외금융자산이 7799억 달러에 달해 외환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하며 외환 위기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선진국 대비 낮은 총요소생산성, 쌍순환 전략, 부동산 신용 확대 방지 등 수출·투자 주도 성장정책으로부터의 변화, 미국의 전략적 견제로 인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쌍순환은 국내순환(내수)과 국제순환(수출입)을 의미한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내수 중심의 자립경제 구축에 방점을 두고 양방향 순환이 시너지를 내도록 하는 발전 전략을 뜻한다.


안 부원장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해 한국기업들에게 ‘중국 리스크’ 대응이 화두”라며 “2018년~2022년 한국기업의 미국·아세안 법인에서의 매출액, 매입액은 대폭 늘었지만, 한국의 중국 법인에서의 활동은 성장세가 약화되는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컨틴전시 플랜 가동해 유가 급등 관리 및 금융시장 불안 진정시켜야

좌장을 맡은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1분기 우리 경제가 수출과 내수의 동반호조로 1.3%의 견조한 성장을 보였지만, 중동 지역 갈등, 미 대선 본격화 등에 따른 국제정세 변화로 확실한 경기반등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장·단기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일형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최근 원화가치 하락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보다는 국제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로 촉발됐다”며 “최근 국제유가 단기 급등, 변동성 지수(CBOE VIX) 상승 등 지표들이 불안정했지만, 중기적으로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였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하 시점 지연,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의 불확실성, 아시아 화폐에 대한 매도 포지션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달러 선호 현상 등 당초 예상치 못한 복병이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관련 지표 변화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당부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및 대외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을주문했다.


조 연구위원은 “세계는 지금 경제패권을 위해 자국 산업 보호와 기업 혁신활동 촉진에 매진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과 첨단기술 확보가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기업은 미래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정진하고, 정부는 첨단산업 보조금 지급,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강태수 KAIST 교수는 “최근 중동 리스크와 미 연준의 금리인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인플레이션 재상승, 强달러 지속, 차입금리 인상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전망하며 “정부가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유가 급등에 대응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불안을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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