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이상 증가한 비용에도 순자산총액 고작 6%↑
점유율은 하락…4위 한투운용과 격차 좁혀져
차별성 상품 부재 및 ETF 수익률 부진이 원인
ⓒKB자산운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자산운용사간 경쟁이 치열해진 분위기 속 KB자산운용이 마케팅 비용을 큰 폭으로 늘렸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모양새다. 이에 시장 점유율 3위라는 입지가 위태로워지는 양상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올 1분기 광고선전비로 5억5455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2억7474만원) 대비 101.85%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KB자산운용은 광고비 확대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AUM)은 9조7223억원이었으나 1분기 말(10조2969억원)까지 고작 5.91%(5746억원) 올랐다. 광고선전비 지출을 무려 2배 가량 늘린 것에 비해 성장 규모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특히 ETF 순자산총액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점유율은 하락했다. KB자산운용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8.03%였으나 올 3월 말 7.39%까지 내려앉았다. 업계 3위 자리는 지켰으나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타 중소형 운용사들에 밀린 결과로 풀이된다.
KB자산운용의 자리를 넘보는 점유율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비교하면 출혈이 더욱 부각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 1분기 광고선전비로 전년 동기(2억7317억원) 21.89% 늘어난 3억3298만원을 사용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ETF 순자산총액이 지난해 말부터 올 3월 말까지 약 32.77%(5조9179억→7조8571억원)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 역시 4.89%에서 5.64%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3.14%포인트였던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점유율 격차가 3개월 사이에 1.75%포인트로 반토막난 것이다.
또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광고선전비 지출을 각각 13.87%(2억41만원), 23.2%(8억7571만원) 줄이고도 점유율에 큰 변화 없이 유지하고 있는 모습과도 사뭇 대비된다.
KB자산운용이 광고비를 대폭 확대했으나 의미 있는 성과를 얻지 못한 원인으로는 ‘차별화된 상품의 부재’와 ‘상장된 ETF들의 수익률 부진’이 꼽힌다.
우선 ETF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각 운용사들이 신상품을 쏟아내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은 상품 측면에서 타사에 비해 차별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KB자산운용은 올해 8개의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 중 4개가 미국 장기채·CD금리 등 채권형 상품으로 기존 상장된 ETF과 명칭만 다르다는 지적을 받았다.
나아가 KB자산운용이 그동안 채권형 ETF 명가로 불렸던 만큼 주식형 ETF로 신규 고객 및 자금을 유입하는 경쟁사들보다 상품 경쟁력 부문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위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면서 점유율 방어에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KB자산운용이 내놓은 ETF 중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수익률을 안겨준 ETF 검색을 위해 최근 3~6개월 수익률이 높은 상위 10종목을 살펴보면 한화·NH아문디·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중소형사의 ETF는 있는 반면 KB자산운용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차별화된 상품을 다수 출시하며 시장의 관심을 끄는 만큼 언제든지 순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KB자산운용으로서는 상품 경쟁력을 입증해 점유율을 방어하고 회사를 둘러싼 각종 잡음도 해소하는게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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