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57) 네덜란드 총리가 차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에 공식 지명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토 32개국 대사들은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사무총장에 뤼터 총리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나토는 10년 만에 새 수장을 맞는다. 뤼터 총리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사무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10월 1일부터 4년 임기 동안 나토를 이끌 예정이다.
노르웨이 총리 출신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제13대 총장으로 취임해 네 번째 임기 뒤 10월1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2014년 사무총장직에 올라 4년 임기를 한 차례 연장했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년씩 두 차례 추가로 연장했다.
뤼터 총리의 만장일치 지명은 앞서 지난 20일 사무총장 후보로 나섰던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그의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뤼터 총리가 단독 후보로 남았기 때문에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뤼터 총리는 2010년부터 중도우파 성향의 연정을 이끈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경제위기 등 각종 난국에도 무난하게 국정을 운영해 '미스터 노멀'(Mr. Normal)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난해 난민정책 등을 둘러싸고 연정이 붕괴하면서 사의를 표명하고 나토 수장직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푸틴 저격수’로 불릴 만큼 대러시아 강경파다. 역대 미국, 영국 정상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 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가장 성공적으로 상대한 EU 정상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나토 32개국이 만장일치로 그에게 나토 수장직을 맡기기로 한 것은 결국 미 대선과 우크라이나전쟁 등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랑스 유로뉴스는 뤼터 총리가 동맹국을 이끌며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어려운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