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슈퍼 서브가 아닐 수 없다.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으로 구성된 사브르 남자 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서 헝가리를 45-41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년 런던 대회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뒤 3년 전인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서 올림픽 3연패를 완성했다.
결승전 상대는 사브르 종주국인 헝가리. 실제로 헝가리는 사브르 종목의 맹주를 자처하는 국가다. 남자 개인전에서만 무려 15개의 금메달을 따냈고 단체전에서도 10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였다. 특히 헝가리에는 지난 대회까지 사브르 개인전 3연패에 성공한 아론 실라지가 이번 대회에도 출전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대표팀은 6라운드에 나선 오상욱이 언드라시 서트마리에게 연속 공격을 허용하며 한때 25-26으로 역전을 내주기도 했다.
승부처는 7라운드였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구본길 대신 도경동을 투입했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개인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도경동은 앞선 8강, 준결승서도 나서지 않은 말 그대로 후보 선수.
그동안 잔뜩 칼을 갈고 있었던 도경동은 어렵게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기량을 가감 없이 선보였다. 도경동은 환상적인 5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맞상대한 크리스티안 랍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물러났다.
특히 도경동이 5연속 득점을 하는 동안 대표팀 에이스 오상욱은 아예 고개를 숙인 채 승리의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리고 도경동은 오상욱의 바람을 들어주며 시상대 맨 꼭대기에 함께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