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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이 '양궁 맏언니' 전훈영을 각별히 챙긴 이유는?


입력 2024.08.04 12:54 수정 2024.08.04 14:04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서른 넘어 첫 올림픽...후배 이끌며 금메달 획득 기여

정의선 회장, 개인전 끝나고 전훈영에 감사 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남수현(왼쪽 첫번째), 전훈영(오른쪽 두번째), 임시현(오른쪽 첫번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대한양궁협회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여자 양궁대표팀의 '맏언니' 전훈영을 격려했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경기 종료 직후 전훈영 선수를 만나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개인전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대회 기간 내내 선수진을 다독이고 이끌며 ‘맏언니’로서의 리더십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훈영은 지난 도쿄올림픽부터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뒤로 밀리면서 후배들에게 대표팀 자리를 내줬다.2014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 2관왕 이후 국제 대회 수상 이력이 없던 전훈영 선수는 각고의 노력 끝에 올해 4월 국가대표에 승선했다.


서른이 넘어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전훈영은 1994년생으로 2003년생 임시현, 2005년생 남수현 선수와는 10살 넘게 차이가 나는 맏언니다. 셋 모두 올림픽은 첫 출전이었다.


전훈영은 맏언니 답게 솔선수범하며 동생들을 챙겼다. 파리에 도착해 선수단 숙소를 정할 때도 그는 동생들에게 편안함을 양보했다. 2인 1실 숙소로 한 명은 다른 종목 선수와 같은 방을 써야만 했는데 맏언니 전훈영은 동생들을 위해 다른 종목 선수와 함께 방을 썼다.


전훈영은 먼저 "탁구 선수와 방을 함께 쓰겠다"고 했다. 코칭스태프가 "태릉 시절도 아니고 타 종목 선수와 열흘 넘게 있는 게 괜찮겠냐"고 묻자 전훈영은 "동생들이 편하게 지내면 나도 좋다"며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 안에서도 전훈영은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활을 빠르게 쏘기 때문에 단체전 1번 주자로 나섰다. 양궁 단체전에선 세트당 120초가 주어지는데, 선수 3명이 120초 안에 각 2발씩 총 6발을 쏴야 한다. 첫 주자가 활을 빨리 쏘면 두번째, 세번째 선수는 그만큼 시간 여유를 갖는다.


전훈영의 활약으로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뿐 아니라 혼성전, 개인전까지 여자 선수들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14년 이후 10년간 국제무대와 인연이 없던 전훈영이 성인 무대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기도 했다.


전훈영은 3일 경기 직후 취재진과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양궁 대표팀을 향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전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며 "부담이 컸는데 목표를 이뤄냈다.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비하는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해서 후회는 없다. 후련한 마음이 제일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 단체전 10연패라는 신화를 달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파리 올림픽까지 정상을 지키며 세계 양궁 역사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한편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정의선 회장까지 40년간 대를 이어가며 꾸준히 한국 양궁을 지원해오고 있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 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 후원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을 위해서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까지 개발해 지원하며 국가대표 훈련을 전폭 지원했다.


특히 현대차는 선수 선발이나 협회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원칙을 통해 양궁협회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는 평가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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