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받아야 본선 때 승리"…
박주민·전현희, 칼날 검증 예고
鄭 "앞서가는 후보라 감내해야"
'창과 방패' 싸움 본격화될 듯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본경선의 막이 올랐다. 박주민·정원오·전현희(기호순) 후보가 예비경선을 뚫고 본경선에 진출했지만, 정 후보의 대세론은 여전히 굳건한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정쟁에 휩싸이지 않으려는 정 후보와 칼날 검증에 나서려는 박주민·전현희 후보 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본경선은 오는 4월 7~9일 이뤄진다. 현재 김형남·김영배 후보가 탈락하면서, 박주민·정원오·전현희 후보가 본선에서 맞붙는다. 득표율은 당규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 후보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면서 대세를 입증하고 있다. 이와 달리 지지율에서 뒤처진 경쟁자들은 본선을 계기로 뒤집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여권에선 서울시장 본선이 예비경선보다 더욱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예비경선임에도 정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경쟁자들의 공세가 매서웠기 때문이다. 당장 선관위에선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우려하며 정책 경쟁을 당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기원 중앙당 선관위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서울시장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과도한 네거티브나 과열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전한 정책 경쟁에 힘써달라"며 "모든 후보가 결과를 존중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 경쟁으로 나아가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요청했다.
당내에선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되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 후보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협찬·후원 논란이 주요 검증 대상에 올랐고, 후보 간 공방이 첨예하게 흘러가자 '네거티브' 성격까지 띠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후보 간 입장은 엇갈린다. 정 후보 측은 "검증이라는 이름의 저열한 네거티브"라고 규정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지만, 박주민·전현희 측은 "검증은 후보의 의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경선 과정이기 때문에 상호 검증, 교차 검증 등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책 부분과 자질 측면에 대한 의문점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을 구하고 있다. 오히려 내가 질문을 받으면 답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선은 모의고사라고 보는 것이 맞다"며 "이 과정에서 검증과 판단이 이뤄져야 본선 때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골라진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 후보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과 법령을 기초한 정책 검증이 네거티브냐"라면서 "서울시 정책은 시민의 삶과 직결되고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중대한 공공 정책이다.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검증하고 이 내용을 시민과 당원 앞에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서 당연한 책무 아니냐"라고 말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다만 정 후보와 캠프는 검증이 아닌 네거티브 공세라고 판단하는 만큼 불쾌감을 드러내지만, 맞불은 놓지 않고 있다. 최종 후보가 선출되면 '원팀'으로 국민의힘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자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관련 공세에 대해선 "선을 넘었다"며 대응에 나서곤 있지만, 네거티브 공방이 확장되는 것이 본선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 후보는 이른바 '부자 몸조심'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굳이 논란에 들어가 경쟁력을 하락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쟁자들의 공세에 정 후보는 거리를 둔 채 원론적인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고, 캠프 측이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경쟁 후보들의 검증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질문에 "지난해 12월부터 검증을 계속하고 있는데, 계속될 것 같긴 하다"며 "당당하게 있는 대로 말하고, 말도 안 되는 것들에 대해선 그거대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경험이지만, 어쩌면 앞서가는 후보로서 당연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며 "제가 감내하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반면 캠프 측은 "진흙탕 정치" "소모적인 공방과 음해" 등 표현을 쓰며 경쟁 후보의 공세에 맞대응하고 있다. 박경미 정 후보 캠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본선 진출을 언급, "네거티브는 먹히지 않았고,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담아낸 정책의 무게가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더욱 낮은 자세로 끝까지 품격을 지키겠다. 상대가 비난의 언어를 쓸 때, 시민을 향한 존중의 언어를 쓰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 후보의 '부자 몸조심'에 대해 경쟁 후보 측은 우려를 보내는 상황이다. 박주민·전현희 후보는 여러 현안에 대해 정 후보가 직접 대응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정 후보가 최종 후보에 선출될 경우, 상대는 국민의힘이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보다 매서운 공세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 후보가 방어에만 집중한다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당내 경선을 '모의고사'라고 표현한 것 역시 치열한 경선을 뚫지 못하면 국민의힘과의 본선도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경쟁 후보 측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면 상대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라면서 "조용히 몸조심을 한 채 최종 후보가 된다면 국민의힘을 상대로 잘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후보로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내 일부에선 현재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구도가 그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박주민·전현희 후보가 매섭게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 후보 역시 현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 후보들의 공방과 별개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며 선거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인물면으로 따지면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우리의 지금 전·현직 의원의 인재풀이 민주당을 압도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민은 주택 정책과 생활 인프라 조성에 관심이 많은데, 서울의 국회의원으로서 (서울시민이) 도로 박원순 시대로 가기 원하지 않을 것이다. 박주민·정원오·전현희 후보는 공교롭게도 딱 '박원순 시즌2'를 상징하는 분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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