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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래가 쏜 'DJ 동교동 사저' 논쟁…민주당 부랴부랴 "문화유산화 하자"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8.08 00:00 수정 2024.08.08 00:0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정청래 "국비 투입해 문화유산화 하자" 제안

전병헌 "늦게 관심 둬 '이재명당' 진정성 無"

적통 정신 계승 누가…李 약점 '정통성' 드러나나

전병헌 새로운미래 대표가 지난달 15일 의원회관에서 제1차 책임위원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뉴시스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 활용방안을 놓고 야권이 '민주 진영의 적통성'을 겨루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출신으로 구성된 새로운미래가 포문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은 뒤늦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약점으로 평가되는 '정통성'을 두고 차별과 보완을 꾀하는 모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교동 사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37년간 머무르며 정치 활동 터전으로 삼았던 곳으로 '동교동계'라는 이름을 낳게 했다. 이곳은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상속 분쟁에 휘말렸다가 최근 3남 김홍걸 전 의원이 100억원에 일반인에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병헌 대표와 이미영 책임위원, 남평오 사무총장, 김양정 수석대변인 등 새로운미래 고위 당직자들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긴급 현장책임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전 대표는 "이 여사는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사용해 줄 것을 당부하셨다. 노벨평화상 상금 8억원도 김대중 기념 사업회에 전액 기부하며, DJ의 뜻을 계승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하셨다"며 "그런데 김 전 의원이 DJ 정신과 두 분의 역사적 유산을 사실상 사유화해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민간인에게 상업 시설용으로 팔아넘긴 것은 국민의 지탄을 받을 만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과 이틀 전까지 "지도부에서 이 현안을 놓고 토론하지는 않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던 민주당도 대응에 나섰다.


동교동 사저가 있는 마포을을 지역구로 둔 정청래 최고위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중 정신의 산실인 서울 동교동 사저가 매각돼 각계의 걱정이 크다"며 "국비와 서울시비, 필요하면 마포구비도 보태서 매입해 이 공간을 공공 공간으로 만들어 문화유산화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동교동 사저와 큰 도로 사이에 507.9㎡ 공간을 국비와 서울시비를 투입해 이미 평화공원의 공공 공간으로 조성한 바 있다"며 "사저 주변도 공공화했는데 사저 자체를 공공화 못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현대사, 대한민국의 자산이고 그 정신이 대한민국 공익과 국익에 맞닿은 만큼 사저를 공공 재산, 문화역사의 산실로 만드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김대중 대통령 사저 앞 평화공원처럼 사저도 국가기관이 나서서 역사의 맥을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5일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해당 문제에 대해 "당이 관심을 갖지 않은 건 아니다. 지도부에서 이 현안을 놓고 토론하지는 않았다"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전병헌 새로운미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책임위원회의에서 "새미래의 문제 제기로 한참 늦게나마 민주당이 관심을 갖기 시작해 일면 다행이지만 여전히 '이재명당'의 진정성을 의심할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전 대표는 최근 민주당 추미애·박지원·정동영·김민석 의원이 김대중재단 측과 사저 관련 대책을 논의한 것에 대해 "170석의 거대 의석의 정당에서 겨우 4명이 모여 이야기한 것인데, 이재명 전 대표 방탄엔 전 당력을 쏟는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동교동 사저 논쟁이 새로운미래와 더불어민주당과의 정통성 논쟁으로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미래는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비명횡사' 공천 등 '이재명 사당화'에 반대하는 민주당내 세력들을 중심으로 창당했다. 배경이 '이재명 일극체제 비판'에 뿌리를 두고 있어 친명 중심으로 재편된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신과 가치, 민주당 DNA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해온 만큼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약점으로 평가되는 '정통성'을 두고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로운미래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정치권 및 제도권과 전방위적으로 접촉할 계획"이라며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흐르냐에 따라 매수 자금을 위한 모금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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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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