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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당, '영광·곡성' 재보선 쟁탈전…민주당, 한 곳만 져도 '호남 경고등' 켜진다


입력 2024.08.27 19:17 수정 2024.08.27 19:3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민주당 "명실상부한 호남의 대표 정당"

조국 "고인 물은 썩는다…흐르게 해야"

10·26 재보선 호남 민심 지각변동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에서 접견을 시작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오는 10월 치러질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에서 '진검 승부'를 예고했다. 정치권에서는 혁신당이 호남 재보선에서 한 석이라도 얻을 경우 민주당에 '호남 비상등'이 켜질 뿐만 아니라, 2026년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야권의 본산인 호남 민심의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27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텃밭인 호남 사수를 위해 혁신당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를 지역구로 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절체절명의 정권교체를 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도록 단결해야 한다"고 적었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명실상부한 호남 대표 정당이 될 것"이라며 "이번 보궐선거와 다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당 후보들은 그런 관점에서 뛰고 선택받고 일하게 될 것이다. 영광과 곡성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반응은 최근 호남에서 돌풍을 꾀하는 혁신당의 행보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총선 당시 호남지역 비례대표 선거에서 혁신당이 광주에서 47.7%를 득표해 민주당(36.2%)을 11.5%p 압도했던 점, 전남과 전북에서도 각각 43.9%, 45.5% 득표율로 민주당(전남 39.8%, 전북 37.6%)에 승리를 거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접견을 시작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간 혁신당은 '협력할 건 협력하되, 경쟁할 땐 확실히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왔다. 이같은 다짐을 방증하듯 혁신당은 이미 민주당과의 정면대결 의지를 공언한 상황이다. 조국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재보선에 뛰어든다니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컨대 '민주당에 도움이 안 된다' '민주진보진영에 해가 될 것'이라는 등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은 사실상 민주당 일당 독점상태다.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게 해야 한다. (민주당과의 경쟁으로) 더 많은 후보가 생기고, 제2·3의 김대중·노무현도 발굴할 것"이라며 "참신한 혁신당 후보가 3번 기표칸에 자리하면 주민들은 더 좋은 후보를 택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선거에서 호남이 민주당이나 무소속 중 양자택일을 택할 수밖에 없던 상황을 꼬집은 셈이다.


혁신당은 호남을 '민주당만의 호남'으로 놔두지 않겠다는 각오를 실제 행동으로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보다 먼저 영광·곡성군수 재보선에 나설 예비후보들을 공개하거나, 오는 29~30일 영광에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의 행보다. 반면 민주당은 같은 날 인천에서 1박 2일간의 워크숍을 진행한다.


아울러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지난 19일 라디오에서 조 대표와 재보선을 대비해 '호남 월세살이'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재보선 지역에서 아예 살면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 민심을 설득하고 혁신당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9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후보의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가 호남 내 '반문'(反문재인)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광주·전남에 상주하며 주민들과 소통하며 호남 민심을 설득했던 전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영광·곡성에서 치러지는 10·16 재보선 결과가 수십년 간 민주당만을 향했던 호남 민심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데 더해, 2026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호남에서의 세 가지 경우의 수는 민주당이 영광·곡성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민주당이 한 곳에서만 승리할 경우, 민주당이 모두 패배할 경우"라며 "민주당이 모두 승리하면 본전이겠지만 한 곳에서 패배할 경우 '이재명 2기' 지도부를 향한 호남의 '경고등'이, 참패할 경우 '비상등'이 켜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고등이 켜진다면 민주당을 향한 호남의 거부감이 방증되는 것이고, 비상등이 켜진다면 향후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결과와 맞물려 민주당의 대선 가도에 상당한 험로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호남 민심 이반은 충청도로, 수도권으로 퍼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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