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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수사, 이번에는 “이상해” 안 될까?


입력 2024.09.02 07:07 수정 2024.09.02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윤석열의 사정 드라이브, “이상하게”" 긴장감이 없다…….

김민전, “文 가족 수사 이상하게 비등점 올랐다가 확 꺼져”

2억2천여만원으로 전직 대통령 구속하는 건 “이상해”

文 서해 공무원 피살, 김정숙 옷값-타지마할 수사가 진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손자 서 모 군과 문재인 대통령, 딸 다혜 씨(왼쪽부터). ⓒ 데일리안 DB

이상하다는 말처럼 편리한 표현도 없다.


뭐라고 특정해서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문제가 많다는 의사를 이보다 더 분명하게 전달하는 형용사가 많지 않다. 듣는 이들에게 큰 거부감을 주지 않아서도 좋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해리스가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미네소타 주지사 팀 월즈(Tim Walz)는 상대 당 대통령-부통령 후보를 싸잡아서 비민주적이고 구시대적인 인물이라고 낙인찍는, 이 단어 사용으로 금방 지명도를 높였다.


“트럼프와 밴스는 이상하다.”(Trump and Vance are weird.)


한국에서는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자 집권 여당의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민전(59, 경희대 교수)이 또 한 달 전에 이 말을 써서 독자들의 가려움을 긁어 주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가족과 관련된 수사는 이상하게 비등점까지 올랐다가 순식간에 확 불이 꺼져버린다. 거의 수사가 다 돼 가는 듯이 기사들이 나오다가 또 상당히 조용해진 상황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서 수사에 찬물 끼얹는 건 아닐 거라 생각한다. 국민적 의혹이 있는 사건은 신속하게 수사하고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한다.”

김민전의 발언이 씨가 될지, 하나의 경고가 되어 이번에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불이 확 꺼지지 않고 일단 적지 않게 타오르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전주지검의 이상직 수사가 문재인 수사로 이어지는, 예사롭지 않은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전직 대통령 수사(구속 가능성 포함)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긴장감이 없어서 이상하다. 왜 그럴까?


타이밍을 타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첫째다. 신문에 타이 이스타젯 항공사 기사가 나온 게 몇 년 됐다. 벌써 묵은 얘기다.


문재인 덕에 금배지를 달고 중진공(중소벤처기업진흥공사) 이사장도 된 이상직이라는 야당 의원이 실 소유주인 이 회사에 대통령 딸 다혜씨 전 남편 서씨가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었다. 이상직은 항공사 경력이 전혀 없는 그를 뽑아 준 것도 모자라 태국으로 이주한 그들 부부에게 주거비까지 제공했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 채용과 생활비 제공이 대통령 문재인을 보고 한 것이므로 그가 뇌물을 받은 피의자라고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했다. 뇌물도 맞고 피의자도 맞지만, 이상하다. 대뜸 그렇게 못 박은 이유가 궁금한 것이다.


이래서 대통령 윤석열이 사정 정국을 몰아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문재인이 시켜 줘 검찰총장이 되고 결국 대통령까지 된 사람이다. 문재인에 대한 인간적 의리를 갖고 있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런 그가 검찰 핵심 인사들을 갈아 치운 뒤로 사정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갈수록 떨어지는 위태로운 지지율 추이와 작금의 의료 사태, 특검-탄핵 남발 정쟁을 돌파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일까? 그 수사의 끝(구속 여부)에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나오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야당의 정치 보복이라는 비난도 이상한 건 마찬가지다. 대선 승리와 취임 3년이 다 된 시점에서 하는 보복도 있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3년째 계속한다는 게 도대체 도리에 맞는 말인가? 윤석열·김건희 두 분에 대한 각종 비리 혐의가 터져 나오고 국민의 공분이 일어나니 이걸 덮기 위해 문 대통령 가족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급락하니 득달같이 검찰이 움직이는 모습이 놀랍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면죄부를 주고자 국민의 시선을 전임 대통령 망신 주기 수사로 돌릴 심산으로도 보인다.” (민주당 원내대변인 윤종군)

이재명은 “정치보복을 단호히 배척한다”라고만 짧게 말했다. 자기 사법 리스크가 흐려지는 국면 전환을 그가 싫어할 까닭이 없다.


검찰의 문재인 뇌물 수사는 더 큰 文 부부 사정 드라이브를 위한 워밍업일 수는 있다. 딸 다혜씨는 그 본게임을 위해 자기가 돌을 맞은 희생양인 것처럼 드라마(The Frog) 구절을 인용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그 개구리가 되어 보면, 머리는 빙빙 돌고 몸은 늘어져 가고 숨은 가늘어지는데도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그것만 되풀이하게 된다.”

하지만 김민전의 “이상해”" 시선이 이번에도 맞게 되면 검찰과 윤석열은 회복이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게 된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임종석과 조국은 정치 보복이라며 진술을 거부했다. 문재인도 그럴 것이다.


대통령에게 아부하느라 그 가족에게 기업인이 조그만 특혜를 주고 푼돈을 송금한, 2억2000여만원 뇌물 사건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는 어렵다. 그걸로 문재인을 피의자라고 영장에 일부러 적어 놓은 게 이상해 보이는 이유다.


윤석열과 검찰이 정말로 전 대통령 부부의 불법과 비리 행위를 수사해서 국민들 속을 달래 줄 생각이 있다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은폐나 김정숙의 혈세 옷값 사치, 타지마할 나 홀로 전용기 관광 같은 걸 잡아 정의를 행사해야만 한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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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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