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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호소한 손준호, 계속 선수생활 가능할까…관건은 무혐의 입증


입력 2024.09.12 09:21 수정 2024.09.12 10:05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중징계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로 결백 주장, 전 동료에 금품 수수 혐의는 인정

무혐의 주장에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없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손준호가 11일 오후 수원시체육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앞서 중국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프로축구 승부 조작 의혹 속에 결국 중국 공안에 10개월 동안 구금됐다 지난 3월 풀려났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중징계를 받은 손준호가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적지 않다.


손준호는 11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안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너의 아내가 외교부를 통해 체포돼 구치소로 같이 잡혀 와야 한다 겁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핸드폰에 있는 아들과 딸을 사진을 보여주더니 '엄마가 없으면 아이들은 어떡하겠나'라고 질문하더라. '아이들도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나. 그러니 빨리 인정을 하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중국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프로축구 승부 조작 의혹 속에 결국 중국 공안에 10개월 동안 구금됐다 지난 3월 풀려났다.


이후 국내서 복귀를 모색한 손준호는 5부리그 격인 K5리그 건융FC를 거쳐 지난 6월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에 입단해 활약 중이다가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중국축구협회는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밝혔다.


손준호가 받은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적용되는 혐의다.


승부 조작 가담 또는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손준호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해 왔다.


다만 승부조작 혐의로 체포된 조선족 출신 동료 선수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37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 금액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의구심을 남기기도 했다.


손준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며 결백을 호소했지만 공안의 협박과 회유를 증명할 증거는 제시하지 못다. 또한 진징다오로부터 받은 20만 위안에 대해서도 승부조작의 대가가 아니었고 일반적인 금전거래였다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


손준호가 11일 오후 수원시체육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중국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프로축구 승부 조작 의혹 속에 결국 중국 공안에 10개월 동안 구금됐다 지난 3월 풀려났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현재 손준호는 선수 생명에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중국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근 손준호에 내린 영구 제명 징계 내용을 통보하면,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토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후 FIFA가 각 회원국에 해당 선수의 징계 내용을 전달하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FIFA도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토 절차를 거치게 될텐데 현재로서는 판사와 형량 거래를 통해 판결문에 적혀있을 ‘금품 수수 혐의’가 FIFA가 볼 수 있는 가장 공인된 사실이다.


손준호 측은 FIFA가 중국축구협회를 그대로 인용한다면 변호사를 선임,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 등을 통해 대응할 생각이라 전했지만 결국은 무혐의를 증명할 만한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이유야 어찌 됐든 돈을 받은 사실 자체는 향후 손준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법무법인 심안의 김원용 변호사는 “프로선수로서 고소득자이지만, 한 경기 승리수당이 직장인 1년치 연봉이다. 그 돈을 미심쩍게 받고도 큰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점에서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이어 그는 “손 선수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이전 상대방과의 금전 거래내역과 각 거래별 상세 경위를 소명해야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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