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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계약해지로 몰수한 215억원, 산단공 직원 영화티켓·러닝머신에?


입력 2024.10.10 16:49 수정 2024.10.10 17:15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 공개

경영 어려워 분양계약 못 지키면 몰수해 '복리후생'에 사용

'잡수입' 분류 후 영화티켓 구매·러닝머신 교체 등에 지출

朴 "산단 분양시 기업 사정 고려해야…관련 법규·제도 정비"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 ⓒ박상웅 의원실 제공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로부터 분양계약금을 전액 몰수해 일부를 직원들의 복리후생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10일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초선·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이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분양계약 해제로 인해 계약금을 몰수한 경우는 총 27건으로 금액은 215억5200만원이다.


산단공은 중도금 6개월 이상 미납 등의 분양계약 해제 사유가 발생해 몰수액을 거둬들이게 되면, 이를 연체료 수입 등과 함께 잡수입으로 분류한 뒤, 영화티켓 구매와 러닝머신 교체 등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로 지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 예산편성지침에는 계약불이행 등은 위약금 계정으로 분류토록 하고 있지만, 산단공은 몰수한 계약금에 대해 별도의 예산 규정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또한 현행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0조에 따르면 사업의 부도, 경영상의 어려움 등 사유가 발생하면 분양계약금 가운데 30%를 돌려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사정을 고려하고 분양계약금 일부 반환을 위한 별도의 심의를 거치거나 제도를 마련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에 대해 박상웅 의원은 "공공기관이 산업단지를 분양하면서 기업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기 위한 심의 과정이나 제도상의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은 문제"라며 "더군다나 어려운 여건에 처한 기업에게서 거둬들인 몰수액을 직원의 복지에 활용하는 것은 국민정서적으로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분양계약금 전액을 몰수하는 관행이 고착화 되면,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기업은 부도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관련 법규와 제도를 정비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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