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마무리 투수 김원중(31)과 불펜의 핵심 구승민(34)까지 모두 붙잡았다.
롯데는 10일 “김원중과 4년 보장 금액 44억 원·인센티브 10억 원·총액 54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2012년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구단의 세이브 기록을 매 시즌 경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롯데에서만 10시즌 381경기 675이닝을 소화했다. 2021년(35세이브)과 2023년(30세이브), 두 차례 30세이브 고지도 밟은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로서 5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포함 통산 132세이브를 수확했다. 올해도 25세이브(3승6패)를 챙겼다.
김원중은 이번 FA 시장 대어 중 하나였다. 어느 팀으로 이적해도 당장 마무리 투수가 가능할 레벨인 그에게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였지만, “어디 안 갑니다”라고 말해왔던 김원중의 선택은 롯데였다.
김원중은 계약을 마친 뒤 “시즌 초부터 구단과 교감했다. 롯데 자이언츠라는 구단 외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성적과 미래 가치를 인정해 주신 구단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팀 성장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준 팬 분들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긴 머리를 자른 것에 대해서는 “구단과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처음 입단할 때의 마음으로 의지를 다지는 의미로 머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FA 시장에서 김원중 만큼이나 관심을 모았던 구승민까지 붙잡았다.
이날 롯데는 구승민과 계약 기간 2+2년 최대 21억 원(계약금 3억 원·연봉 총액 12억 원·인센티브 총액 6억 원)에 계약을 완료했다.
2013년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구승민은 9시즌 448경기 445.1이닝을 소화했다. 불펜 투수로서 KBO리그 통산 두 번째로 4시즌 연속 20홀드를 찍었고, 구단 최다 홀드 기록도 경신했다.
2024시즌에도 구승민은 66경기 57.2이닝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 4.84를 기록했다. 김상수(74경기)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
롯데에 각별한 애정을 안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구승민은 "구단에서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덕분에 (FA)계약을 할 수 있었다"며 "마지막으로 기다려주신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절친’인 둘이 롯데에 잔류하면서 이번 FA 시장에서 수준급 불펜 영입을 목표로 내걸었던 팀들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지난 시즌 4년 58억원에 ‘마무리’ 김재윤을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도 불펜 보강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불펜 투수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지난 6일 막을 올린 FA 시장에서는 김원중-구승민, 그리고 우규민(kt 위즈)까지 벌써 3명의 불펜 자원이 잔류 계약을 체결했다.
FA 시장에 남아있는 불펜 자원 중 눈에 띄는 투수는 장현식(KIA 타이거즈)-이용찬(NC 다이노스)-노경은(SSG 랜더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모으는 투수는 역시 장현식(29)이다.
KBO리그 구단 관계자들 말에 따르면, 원 소속팀 KIA 포함 3개팀 이상이 장현식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KIA의 강력한 의지 못지않게 장현식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둔 팀들은 김원중-구승민이 롯데 잔류를 선택하면서 더 절실해졌다.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NC 다이노스 선택을 받았던 장현식은 2020시즌 중반 KIA로 트레이드 됐다. 이듬해 장현식은 팀 내 최다 홀드(35)를 거뒀다. 2022시즌에도 필승조로 활약한 장현식은 2023시즌 수술을 거친 뒤 2024시즌 75경기(75.1이닝)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로 반등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매 경기 등판(5이닝)해 1점도 내주지 않고 우승에 기여했다.
검증된 불펜 투수임에 틀림없다. 혹사 여파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대 후반인 데다 B등급(FA 등급)이라 김원중-구승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상 규모 부담도 적어 효율성까지 갖춘 매물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