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 돈 尹, 쇄신 차원에서 개각 예고
지지율 하락 멈춰 적기…이재명 1심 판결도
총리, 개각 관련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대통령이 쇄신 의지 차원에서의 개각을 준비하고 있다. 시기는 국회 예산안 처리가 끝난 이후로 보이며 중폭 이상 개각이 될 가능성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교체가 필요한 장·차관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에게 한 차례 재신임을 받은 한 총리도 교체 대상에 오를지 관심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다음 달 예상보다 큰 규모의 개각과 함께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고,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이 나오면서 여권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번 개각은 대통령 쇄신 의지를 보여줄 적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에서 적절히 인사를 통한 쇄신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벌써부터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 이런 것에 들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각 대상은 2년 이상 '장수' 장관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원년 멤버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주호 교육부 장관·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9개월째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함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행안부 장관으로는 경찰 출신 윤재옥·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등이, 여가부 장관에는 전주혜 국민의힘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윤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시작한 '최장수 총리' 한 총리 교체설도 나온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CBS라디오에서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추경호 원내대표, 주호영 국회부의장, 원희룡 전 장관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한 총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의 총리 인준 장벽이 높다는 점 등으로 인해 총리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총리는 지난 4월 여당의 총선 참패 직후 윤 대통령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한 총리가 그동안 잘해오셨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 총리를 중심으로 한 내각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재신임을 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총리는 이번 개각을 두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지난 13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개각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과 각 부처들이 하고 있는 일과, 거기 계신(장관) 분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서 검증에 들어갔고, 생각보다 진지하게 이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대통령께 드려야 할 말씀은 다 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장·차관 교체에 대한 의견을 윤 대통령에게 내고 있다는 것으로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아울러 대통령실 개편도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제안한 이른바 '한남동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은 이미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은 지난 8일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원을 자진 철회했다.
또 다른 측근인 음주운전으로 2개월 정직 징계를 받았던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징계가 종료된 직후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자진 사임하는 수순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