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팀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팀은 새로운 외교 노력이 (북한과의) 무력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정책 논의가 유동적이며 트럼프 당선인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 내부의 소식통은 “새로운 외교적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초기 목표는 북한과 기본적인 관계를 재확립하는 것이지만 추가 정책목표나 정확한 시간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북한 문제가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더 시급한 외교정책 문제에 밀려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인수위 내부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김정은이 (정상회담의 대가로) 트럼프에게 어떤 보답을 할 지는 불분명하다”며 “지난 2017~2021년 트럼프 당선인이 첫 임기 동안 싱가포르와 하노이, 한국 판문점에서 세 차례 회담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해왔다.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김정은)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2일 1기 당시 진행됐던 북·미 정상회담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보좌관으로 발탁하면서 “그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1일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으로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봤다”며 일각에서 예상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대화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북한이 사실상 차기 미 행정부를 겨냥해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었다.
외교적 관여 가능성에 일단 선을 그었지만, 대화를 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핵보유국을 전제로 한 ‘군축대화’ 시도를 위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